단독인터뷰 FC서울 오스마르. IS포토 FC 서울의 '상징적 외국인' 오스마르(33·스페인). 그는 '모범생'으로 유명하다.
철저한 프로의식과 자기관리, 그리고 훈련과 경기에 나서는 자세까지 한국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014년 서울로 이적해 임대(2018년 일본 세레소 오사카)된 기간을 제외하고 그가 7시즌 동안 서울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이유다.
2016시즌 그는 서울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주장으로 선정됐다.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웠는지 알 수 있는 점이다.
올 시즌에도 그는 서울이 치른 6경기에 모두 나서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울은 4승2패를 기록하며 K리그 2위에 올라있다.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기성용은 "오스마르가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의 봄'이 찾아온 듯 따뜻했던 3월 말. A매치 휴식기에 서울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오스마르를 만났다. 한국인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서울이 달라진 비결, 그리고 기성용의 연속골까지 오스마르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FC서울 오스마르.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이 어떻게 달라졌나. "지난해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답을 찾지 못했다. 올해는 경기력부터 달라졌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가장 큰 변화다."
-왜 작년에는 답을 찾지 못했는가. "반복된 코칭스태프의 변화(감독 교체) 등 선수들이 손 쓸 수 없는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작년에도 나를 포함해 박주영, 고요한 등 베테랑 선수들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해내지 못했다."
-박진섭 감독은 어떤 지도자인가. "굉장히 똑똑한 분이라고 느꼈다. 선수들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느끼게 해준다. 특히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면서 소통한다. 포지션에 불편함이 있는지 항상 물어본다. 아주 디테일하게 체크한다. 최적의 포지션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도와준다. 문제가 있다면 질책보다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은 어떤 선수인가. "빅네임이다. 지능적인 선수다. 다른 관점으로 축구를 볼 수 있는 선수다. 빅리그에서 오래 뛰었던 데는 이유가 있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오면 마음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본 기성용은 달랐다. 팀에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고, 모두의 귀감이 되는 선수다."
-기성용이 고마움을 표현했다. "나를 믿어주는 것 같아서 듣기 좋았다. 난 빌드업부터 미드필더, 그리고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여러 역할을 부여받은 적이 있다. 솔직히 압박감이 있었다. 기성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기성용이 더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서로 좋은 콤비가 된 것 같다. 나 역시 기성용을 믿고 따라가고 있다."
-훈련 때 누구보다 엄격하다던데. "축구는 내 직업이다. 일할 때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훈련 때도 진중해야 한다. 장난치고, 웃고, 떠든다고 해서 소통하는 건 아니다. 훈련 자세와 태도로 존중받는 것이다. 장난과 진중함, 나는 두 가지를 한 번에 하지 못한다. 훈련장에서 경쟁력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신은 나에게 리오넬 메시의 능력을 주지 않았다. 그런 위대한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경기력과 가치는 떨어진다."
-오스마르의 리더십이란. "리더십은 내가 하는 일에서 나온다.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이곳에 온 게 아니다. 축구를 하기 위해 왔다. 서울에서 7년을 보냈다.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과정이 있으니 팀 동료들이 존중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베테랑을 (무조건) 따르라고 젊은 선수들에게 말할 수 없다. 몸소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서울 출신 선배들의 영향도 받았다고 들었다. "데얀, 몰리나, 차두리 등은 특별한 선수들이었다.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였다. 그들과 유대감이 깊었다. 나 역시 그들에게 많이 배웠다. 다들 보고 싶다."
-서울의 우승이 가능할까. "당연히 우승을 바라지만, 조심스럽다. 최근 3년 동안 서울은 좋지 않았다. 올 시즌 변화가 일어났다. 조금씩 더 발전하면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 걸음씩 천천히 가다 보면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내게 서울은 전부다. 나의 집이다. 아직도 홈 경기 시작 전에 소름이 돋는다. 돈을 벌려고 오래 있지 않았다. 마음으로 서울을 대하고 있다. 요즘 한 팀에서 외국인이 오랫동안 활약하기 힘들다.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는 팀 플레이어로 기억되고 싶다. 동료들이 훗날 '오스마르와 경기 뛸 때 엄청난 도움을 받았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