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4년만 스크린 복귀, 의미있는 재회를 앞둔 변요한이다.
변요한이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를 통해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상업 장편영화는 '하루(조선호 감독)' 이후 꼬박 4년만이다. 영화로는 첫 사극에 직업이 청년 어부다. 흑백 영상에 담길 새로운 '변요한의 색'이 기대감을 높인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변요한은 이번 영화에서 거장 이준익 감독, 대선배 설경구와 호흡했다. 앞서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홍지영 감독)' 김윤석, '하루' 김명민과 연기했던 변요한인 설경구와는 또 어떤 선후배 케미를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자산어보' 변요한이 연기한 청년 어부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하는 인물이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창대의 성장은 곧 변요한의 성장을 뜻하기도 한다. 연기하는 내내 창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는 변요한은 창대의 감정에 변요한표 연기를 녹여내 변요한의 창대를 완성했다. 또한 전라도 사투리, 수영, 생선손질 등 필요한 기술도 습득하며 내외적으로 온전한 창대의 옷을 입기 위해 노력했다.
사전 공개된 콘텐츠만 봐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눈빛이 눈에 띈다. 배우로서 연기에 진심일 때, 캐릭터는 그 에너지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그간 다양한 장르에서 수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온 변요한이지만 창대와의 만남 역시 운명적이었음을 확인케 한다.
2011년 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해 독립영화계 샛별이자 충무로 원석으로 주목 받았던 변요한은 스크린에서는 '들개' '소셜포비아'로 눈도장을 찍었고, 드라마 '미생'을 통해 일약 라이징 스타덤에 올랐다.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등 굵직한 대표작도 변요한을 단단하게 채우는 필모그래피가 됐다.
하지만 그 사이 조용한 공백기를 가졌던 것도 사실. 변요한은 '자산어보' 개봉을 준비하며 출연한 카카오TV '톡이나 할까?'에서 피규어 조립을 취미로 꼽으며 "제가 좀 아파 활동을 오래 쉬었다. 쉬는 동안 할 게 없어 시작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니 너무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했더라"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나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인데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게 옳은 것일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소위 말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끼곤 했다. 그래도 다른 인물을 연기하면서 지혜를 배운다"고 한걸음 성숙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미생' 한석율이 큰 인기를 끌고, 또 그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실제 변요한과 한석율을 동일시 하는 시선이 상당했다. 변요한의 본체는 꽤 다른 분위기라는 것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익숙해지기까지 수 일이 필요하기도 했다. 변요한에게도 필요했던 과도기의 시간이다.
배우로서 가장 크고 넓은 소통의 창구는 역시 작품이다. 변요한은 크고 작은 작품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스크린 혹은 브라운관 속 캐릭터로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 때문에 배정남과 함께 깜짝 출연한 '미운 우리 새끼'는 오히려 예상 밖 반가움을 더하기도 했다.
공백기와 과도기는 끝, 본격적인 2막의 시작이다. 올해는 '자산어보'를 시작으로 스크린 열일 활동을 예고한다. 촬영을 마친 '보이스'를 비롯해 '그녀가 죽었다' '한산: 용의 출연' 등 차기작만 줄줄이다. 최근 오랜시간 몸 담은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 의리도 더했다.
스타성 못지 않은 연기파의 이미지를 구축한 변요한이 '자산어보'와 함께 상반기 극장가의 복덩이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