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통뼈 창작소 제공용가리통뼈 창작소 제공 2003년 버블시스터즈로 데뷔하고 자타공인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은 영지가 데뷔 19년 차에 트로트에 도전했다. 제자로 씨스타 소유, 포미닛, 비스트 이기광, 임영웅 등을 둔 영지의 제2의 음악인생 선언이다. 혹자는 무모하다고 했고 그를 오래 본 장윤정은 쉽지 않은 길이라 만류했다. 영지는 그럼에도 "내 안에 노래에 대한 열망을 실현시킨 것은 트로트"라면서 당차게 신곡을 내밀었다.
지난 7일 발매한 영지의 첫 번째 트로트 '돈은 내가 낼게요'는 김태연의 '오세요'를 만든 작곡가 그룹 뽕서남북이 만들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요즘 연애를 그렸다. 영지는 특유의 카리스마에 약간의 애교를 더해 노래를 완성했다. "예전에는 고음 한 번 내지르고 가면 녹음 끝이었는데 이번 노래는 닷새나 걸렸다. 계속 수정을 반복해서 다섯 번이나 뒤엎었다"면서 노력 끝에 완성한 깊은 '뽕 맛'에 만족스러워했다.
-'미스트롯2' 끝나고 좀 쉬었는지 "일주일을 인터넷에 몰두했다. 나에 대한 정보랑 댓글 다 봤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았다. 그 시간이 되게 소중했다. 모든 모니터링을 끝내고 어떤 노래를 어떻게 해야겠다고 정리했다."
-댄스 트로트를 낸 것이 의외다. "다들 그랬다. '돈은 내가 낼게요'를 내겠다고 한 것은 '트로트냐, 아니냐'라는 논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 노래 듣고선 트로트가 아닌 것 같다는 분은 없을 것이다. 특히 '미스트롯2'하면서 춤에 대한 겁이 사라졌다. 춤도 배우면 된다."
-장윤정, 임영웅 등 아는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춤추기 힘들었을 것 같다. "둘다 기대가 없었을 것이다. 내가 팔만 들어도 놀랄 것임을 알았다. 하하."
-발라드가수가 뽕끼를 낸다는 게 쉽진 않았다고.
"다른 노래 잘하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내겐 너무나 어려운 숙제였다. 내 제자지만 트로트는 임영웅이 훨씬 잘한다. 나는 오늘보다 내일 더 잘한다. 매일이 연습이고 지금도 연습한다. 눈을 뜨고 노래한 것이 처음이다. 발라드할 땐 눈을 감고 카메라도 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눈을 뜨고 카메라를 본다."
-트로트의 매력은 뭔가. "1년 정도 강의도 쉬고 사업체도 쉬면서 정말 도닦는 마음으로 집에만 있었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내게 음악이 더 이상 위로가 아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성인가요를 우연히 듣게 됐는데 마음이 동했다. '미스트롯2' 나가기 1년 전에 장윤정 언니 콘서트 게스트로 6~7개월 다녀보니 점점 노래가 하고 싶었다. 그러다 곡도 쓰고 작사도 하고 녹음도 하고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장윤정 언니한테 트로트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말렸다. 언니는 내가 20대 때부터 봤기에 더 걱정을 많이 해줬고 트로트라는 장르가 얼마나 다른 분야인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트로트를 원했다. 발라드는 점잖게 노래 한 곡 하고 오는 분위기라면 트로트는 다같이 즐기는 따뜻한 분위기다. 그 온기와 흥이 나를 힘내게 했다."
-'미스트롯2'에 나간다니 장윤정 반응은 어땠나. "솔직히 아무한테도 말 안했다. 거미 씨한테도 안 했다. 그냥 연락두절하고 3년을 살다가 딱 나온거다. 노래하고 싶었다. 경연에 참가한 지금은 행복하다. 노래하는게 당연해졌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처음 방송에 나오고선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했다. 그런데 웃긴 것이 내가 처음 요식업, 사업 한다고 했을 때도 사람들이 무모하다고 했다."
용가리통뼈 창작소 제공용가리통뼈 창작소 제공 -기억남는 경연이 있나. "목표가 '케쎄라쎄라'를 부르는 것이었다. 20대엔 임재범 '비상'이 내 인생곡이었고 30대엔 '케쎄라쎄라'를 통해 위로받았다. 나를 포함한 듣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주문을 거는 의미였다."
-40대의 인생곡은 뭘까. "정말 궁금하다. 내 노래였음 좋겠다. 트로트 가수를 제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트로트 노래면 좋겠다. 앞으로 20년 보고 있다. 앞으로 정말 트로트 무대에서 팬들과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