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는 스포츠 스타 2세를 낳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니어는 유벤투스 FC 아카데미팀에서, 엔조 알랑 지단 페르난데스는 레알마드리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구단의 인기를 끌고 있다.
경마 관계자들도 경주 능력이 뛰어난 스타 경주마에 집중하고 있다. 우수한 경주마는 은퇴 후 씨수말로 활동하면서 우수한 DNA를 자마에게 그대로 물려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4연승의 파죽지세를 보이는 닉스고는 씨수말도 벌써 주목받고 있다.
닉스고는 지난 23일 미국 페가수스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우수한 경주 성적에 힘입어 내년 이후 씨수말로 데뷔할 예정이다. 닉스고는 미국 현지에서 데뷔한 뒤 한국에 들어와서 씨수말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을 확장하고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씨수말 자원 확보에 힘써 왔다. 주로 혈통이 좋고 경주 능력이 우수한 외산 씨수말을 수입해 와서 무상 또는 저렴한 교배료를 책정해 경주마 생산농가에 보급했다. 2006년에는 메니피를, 2013년에는 한센을 30억~40억원에 수입해서 생산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경주마 경매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2세마의 부마도 역시 메니피였다.
마사회는 해외의 우수 씨수말 자원을 일찌감치 확보하기 위해 케이닉스(K-Nicks) 사업도 시행해왔다. 케이닉스 사업은 한국마사회 고유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잠재력을 지닌 종마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닉스고가 바로 케이닉스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마사회가 2017년 미국 킨랜드 9월 경매에서 구매한 경주마다. 닉스고는 작년 브리더스컵 우승에 이어 올해 페가수스월드컵 우승컵을 차지하며 18전 6승의 좋은 기록을 보여 주고 있다. 경주능력으로만 보면 닉스고가 메니피 등 국내에 도입된 씨수말들보다 우위에 있다. 지금은 닉스고가 몸값 34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씨수말로서도 성과를 보여주어야 케이닉스 사업이 원래 목표했던 바를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관심이 많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서 씨수말로 데뷔한 미스터크로우도 케이닉스 프로그램으로 선발돼 미국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한국으로 수입된 사례다. 지난해 미스터크로우의 교배두수는 68두로, 차세대 리딩사이어로 기대되는 ‘컬러즈플라잉’과 교배두수가 비슷하다. 케이닉스 출신들이 씨수말로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