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퍼블리카 대표 케이뱅크·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의 출범이 예고되며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800만명의 토스 고객을 기반으로 은행에 뛰어드는 토스에 금융업계는 핀테크 업체다운 새로운 시도를 기대하면서도 기존 카카오뱅크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퍼블리카는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이 참여한 만큼 무난히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토스가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가 지분 10%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자본금은 2500억원이다.
토스는 한 차례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 2019년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았다.
이달 중 본인가 신청을 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전례에 따라 신청 후 취득까지 2~3개월 가량이 소요돼 3~4월경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 관계자는 "본인가 신청 마무리 작업 중으로 이달 중 신청해 3월 정도 취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정대로 되면 7월경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토스는 과거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 만큼, 이번 '토스뱅크'로 혁신 금융을 보여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미 토스 플랫폼은 기존 은행들이 집중하고 있는 상품 위주의 구성이 아닌, 고객의 소비패턴과 생활패턴·자산현황 등 개인별 자산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토스는 실제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 이전임에도 플랫폼을 통해 40여 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서비스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4월 첫 월간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사진은 토스 연간 실적 그렇다고 해서 토스뱅크가 18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를 쫓아 빠르게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은 아니다. 과거 금융위가 토스뱅크에 예비인가를 발표할 당시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처럼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전략과는 차별화된 ‘슬로우 전략’을 내세웠다. 토스가 제시한 계획에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맞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뱅크는 서비스면에서 시중은행이 예의주시할 수준이 됐다"며 "토스뱅크도 '혁신'으로 비슷한 결이라면, 긴장할 만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2위 다툼만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는 2019년, 출범 2년 만에 당기순이익 137억원의 첫 흑자전환한 후 지난해에도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지난해 3월 '개점 휴업'에서 겨우 벗어나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지난해에서야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른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4분기 당기 순손실은 703억원이었다. 게다가 최근 이를 이끈 케이뱅크 행장이 돌연 사임해 어수선한 분위기기 때문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는 챌린저 뱅크를 지향하고 있다"며 "수익과 성장에 집중하는 것보다 혁신성·포용성을 강조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스는 시작부터 중신용자 대출을 내세우고 있고, 기존 토스 플랫폼을 접점으로 토스뱅크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