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은 지난 16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런 온'에서 관성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영화 번역가 오미주 역을 맡았다.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럭비공 같은 오미주의 다채로운 면모를 그대로 흡수했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파워풀한 에너지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신세경의 색다른 면면들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신세경의 팔색조 같은 연기의 향연은 한 시도 지루할 틈이 없게 했다. 청순한 비주얼과 걸크러시는 오미주의 매력 스펙트럼에서 시작점에 불과했다. 예상을 빗나가는 행동과 통통 튀는 입담이 신선함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때로는 남다른 공감 능력과 세심한 마음으로 따스함까지 전하는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런 온' 2회는 신세경의 매력 포텐이 제대로 터진 회차였다. 기다려왔던 임시완(기선겸)과의 약속이 어긋나도 전혀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핫도그를 먹으며 임시완을 향해 모진 구박을 날리는 재치 넘치는 방법으로 분노를 다스렸고, 음악을 들으며 길거리의 풍경을 두 눈으로 담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평안함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임시완과 같이 있으면 또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그의 안위를 걱정해주고 기분을 헤아려주는 세심함으로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만드는가 하면, 술에 취한 임시완을 지켜주는 듬직한 면모와 자신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고백하는 직진 본능으로 두근거리는 떨림을 안겨줬다.
"오미주는 신세경일 수밖에 없다"는 이재훈 감독의 말처럼, 신세경은 드라마 속 캐릭터 그 자체로 변신했다. 배우로서의 강점인 섬세한 연기력으로 입체적인 캐릭터의 변주를 리드미컬하게 그려냈다. 기존의 전형성을 깬 오미주로 인생 캐릭터의 경신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