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이 인스타그램으로 9년 만에 소통을 시작했다가 차단 당했다.
고영욱은 지난 14일 트위터에 '인스타(그램)가 폐쇄됐다. 댓글을 차단한 게 아니었고 내가 팔로우한 사람만 댓글 지정으로 설정했었고 팔로우를 점차 하려고 했다. 쪽지가 많이 와서 답장부터 하던 차에 막히게 됐고 그 후 인스타에 들어갈 수가 없던 상황이 됐다'며 '잠시나마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고영욱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근황을 올렸다. 고영욱은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했다.
이어 또 다른 게시물을 남기며 '저희 엄마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젊은 시절 엄마의 사진을 올려본다'며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며 신정환이 고영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신정환과 고영욱의 모친이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하지만 고영욱의 근황 공개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데 누굴 위한 소통을 하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지 하루만인 지난 13일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게시물들이 차단 상태(비활성화)로 전환됐다.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 사용자가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확인하면 즉시 계정을 비활성화한다'는 게 인스타그램 고객센터에 명시된 공지다. 이에 따라 고영욱도 다수가 계정 신고를 하며 결국 차단당한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이 폐쇄된 상황에서 고영욱이 트위터나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소통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5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고영욱에게 징역 2년 6월, 전자발찌 부착 3년,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을 선고했다. 고영욱은 2015년 7월 10일 만기 출소했고 2018년까지 3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했다.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성범죄자 알림e는 올해 7월부로 만료됐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