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일 오후 귀국 후 첫 행사인 국가인권위원회 캠페인에 참가한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류현진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렸다. AL 이적 첫 시즌부터 사이영상 투표 최소 3위를 확보한 셈이다. 결과는 오는 12일 공개될 예정이다.
류현진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올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고른 성적을 유지했다. LA 다저스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첫 시즌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팀 내 다승, 이닝 소화 1위. 토론토는 류현진의 활약 덕분에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수상 여부는 미지수다. 경쟁자가 강력하다. 일본인 투수로 후보에 오른 마에다 겐타(32·미네소타)의 시즌 성적은 6승 1패 평균자책점 2.70. 류현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세부 지표에선 우위를 점한다. 이닝당 출루허용을 의미하는 WHIP가 0.75로 MLB 전체 1위다. 미네소타 역시 PS에 진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셰인 비버(25·클리블랜드)다. 비버는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1.63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다승 부문 MLB 공동 1위. 탈삼진과 평균자책점은 단독 1위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져 100탈삼진을 넘긴 투수가 리그에 3명밖에 없었는데,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104개),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100개)와 함께 비버가 그 주인공이었다. AL을 넘어 MLB 전체에서 가장 위협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비버는 지난해 AL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 시즌 데뷔 첫 수상을 노린다.
최종 3인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류현진은 다저스 소속이었던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랭크됐다. 당시 1위 표 30개 중 1개를 받아 디그롬의 만장일치 수상을 저지한 바 있다. 사이영상은 BBWAA 소속 기자 30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각각 1위부터 5위까지 뽑는 데 1위 표는 7점, 2위는 4점, 3위는 3점, 4위는 2점, 5위는 1점이다. 아시아 투수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 표를 받은 건 류현진이 사상 처음이었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후보 발표 후 '류현진은 토론토가 기대했던 모습을 정확하게 해냈다. 젊고 발전적인 토론토의 선발진을 안정시킨 진정한 에이스였다'고 극찬했다. 토론토 구단은 소셜미디어(SNS)에 '몬스터 시즌'이라는 글귀와 함께 태극기를 올렸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비버의 성적이 워낙 뛰어나서 상황에 따라 만장일치 수상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류현진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리그를 바꾼 첫해라서 걱정스러운 시각이 많았는데, 2년 연속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며 "토론토는 지난 20년 동안 FA로 투수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었다. 토론토를 포스트시즌까지 끌어올린 것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관심이 쏠렸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NL 신인왕 최종 후보에서 빠졌다. NL 신인왕은 알렉 봄(필라델피아),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 데빈 윌리엄스(밀워키)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