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경쟁 금융 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을 통해 큰 수익을 내며 부진을 만회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수익성 침체를 보완해줄 비은행 부문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증권사 인수 추진을 점치고 있다.
2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4860억원 대비 약 1.3%(62억원) 감소한 4798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대비로는 238.0% 증가한 규모지만, 증권가 예상치인 5407억원을 밑돈 수준이었다.
올해 1·2분기 크게 악화한 실적 탓에 3분기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6% 감소한 1조1400조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순영업수익은 올해 3분기 1조7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129억원) 감소했고 전 분기대비로는 5.0% 증가하며 선방했다.
주요 자회사별로는 우리은행이 연결 당기순이익 48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2%(1887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1조3289억원)과 비이자이익(1988억원)이 각각 0.4%와 1.4% 줄면서, 순영업수익이 0.5%(77억원) 감소한 1조5277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인 우리카드도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2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3.4% 감소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고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못한 듯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순이익 가운데 은행업의 비중은 88%다. 이외에는 신용카드업이 1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 금융지주인 신한금융그룹의 경우에는 은행업 비중이 61%이고 KB금융그룹은 65%, 하나금융그룹은 78%로, 우리금융의 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이에 비은행 부문에서 효과를 본 하나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2조10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고, KB금융은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8.8%나 늘었다.
현재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캐피탈,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다.
지난해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등 총 3개의 비은행 계열사를 추가했고, 또 최근에서야 아주저축은행 지분 100%를 가진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며 캐피탈과 저축은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뒤늦게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는 우리금융의 남은 과제는 ‘증권과 보험’이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었지만 2013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하며 증권 계열사를 잃었다. 그래서 최근 경쟁 금융 지주사들이 증권 계열사를 통해 크게 수익을 내는 ‘투자 붐’ 열차에 올라타지 못하며 은행업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위해 매물을 물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가 갖춰지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도 속도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임을 고려해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를 강화하며 그룹 내실화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