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 문희(정세교 감독)'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된 이희준은 3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극중 두원은 힘겨운 상황을 버티고 이겨내 결국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인물이다. 실제 이희준도 버텨내야만 하는 순간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이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희준은 "실제로 촬영할 때, 쉬는 시간에 잠깐 낮잠을 자려고 두원의 집에 가만히 누워있었던 적이 있다. '내가 이 집 아들이면, 내가 황두원이면 도망갔겠다' 싶더라. 되게 못되고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는데, 정말 구질구질해서 뛰쳐 나가고 싶더라. 그러면서 동시에 두원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 역시 긍정적인 편이라 생각하기는 한다"며 미소지은 이희준은 "솔직히 '항상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러려고 노력한다. 사실 지금 나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일을 못한지 한참 됐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나?"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희준은 "(영화 '보고타' 해외 촬영 잠정 중단으로) 보고타에서 돌아온 후 수입이 없는데,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부모가 가장 필요한 시간을 온전히 함께 하게 돼 육아휴직 선물이라는 생각도 한다. '내가 너무 바빴다면 이 순간들을 전혀 못 봤겠구나' 그런 마음으로 힘든 만큼 개인적으로 큰 감사함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부성애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것 같다"고 하자 이희준은 "아이와 육아는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다른 세계인 것 같다. 처음엔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했다. '진짜 내 아이인가' 싶기도 하더라. 여러가지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며 "요즘은 아이가 겨우 통잠을 자기 시작해 밤에 자면 아침까지 자는 편이다. 훨씬 예쁘게 보인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내 이혜정과) 나름 육아를 같이 분담해서 하고는 있는데, 키우기 전까지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나, 육아 자체를 되게 아무렇지 않게 봤다. 근데 장난 아니다. 너무 피곤하고, 너무 양보하고, 포기해야 할 것들도 많다. 이걸 모두가 해내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오! 문희' 속 두원도 그런 인물인 것 같다.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을 존경한다"고 진심을 다해 응원했다.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 오문희와 물불 안가리는 무대뽀 아들 두원이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다.
이희준은 이번 영화에서 문희의 아들이자 보험회사 직원인 황두원 역을 맡아 스크린 첫 주연으로 작품을 이끌었다. 두원은 성격은 불 같지만 겉보기와 달리 딸 바보에 치매 엄마도 무심한 듯 살뜰히 챙기는 인물로 웃음부터 눈물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