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애틀랜타 팰컨스의 한국인 키커 구영회(26)의 스토리가 화제다. AP통신은 애틀랜타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도약한 구영회의 스토리를 3일(한국시간) 소개했다.
구영회는 포지션 경쟁자 없이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팀에서 그의 기량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영회는 "이 리그에서는 결코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걸 배웠다. 눈에 보이는 경쟁자가 없어도 나는 항상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꼭 있을 필요가 없는 누군가와 경쟁하는 셈이다. 언제나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는 오는 14일 시애틀 시호크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주전 선수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애틀랜타는 구영회에게 경쟁자를 붙이지 않은 채 훈련하고 있다. 구영회에 대한 애틀랜타 구단의 신뢰는 상당히 커 보인다.
구영회는 "자신감이 조금 올랐다. 내가 루키 시즌을 통해 배운 교훈 중 한 가지는 절대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매일 발전해야 한다. 그게 내가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구영회는 훈련 장소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고향인 뉴저지에 봉쇄 조처가 내려진 탓이다. 구영회는 지역 내 필드에서 연습하다가 경찰에게 쫓긴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소개했다.
구영회는 부모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 이민했다. 2017년 LA 차저스 구단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키커를 차지하며 꿈을 이루는 듯 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경기 종료 5초를 앞두고 동점 필드킥이 상대 수비에 가로막혔고, 2주 차 경기에서는 44야드 필드골을 실축해 팀이 패했다. 구영회는 첫 시즌 4경기에 나와 6번의 필드골 시도 중 3번 성공에 그친 뒤 2017년 10월 방출당했다.
절치부심한 구영회는 지난해 10월 30일 애틀랜타와 계약하며 2년 만에 NFL에 복귀했다. 그는 8경기에서 필드골 시도 26번 중 23번(88.5%)을 성공하며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 뉴올리언스 세인츠와의 13주 차 경기에선 3번 연속 온사이드킥을 성공하는 등 절묘한 테크닉도 자랑했다.
구영회는 "차저스 구단에서의 첫 시즌을 통해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키커로서 뿐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내게 부족한 게 뭔지 알았고,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며 "하룻밤 사이에 이뤄진 일은 아니다. 노력했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나는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