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흑인 장례 문화를 패러디한 경기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문제가 된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과 함께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 속 학생들은 흑인처럼 보이기 위해 얼굴을 까맣게 분장했는데, 이 행위가 흑인들에게는 비하의 뜻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는 부분을 지적한 글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일각에서는 샘 오취리가 이런 비판 과정에서 일반인인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그대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데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비하 의도’가 없었다는 해당 학생들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그의 게시물에는 “지나친 반응 아니냐”는 댓글도 이어졌다.
그가 같은 게시물에서 영어로 쓴 글도 문제가 됐다. 한국어로 쓴 글과 뉘앙스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영문에는 “사람들은 왜 흑인분장이 불쾌한 일이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할까. 한국에서는 온·오프라인에서 얼굴을 까맣게 칠하면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무지(ignorance)가 계속돼선 안 된다” 등의 발언이 추가돼 있다.
한편 해당 학생들이 패러디한 이른바 ‘관짝소년단’은 ‘관짝’과 ‘방탄소년단’의 합성어로, 가나의 독특한 장례 문화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나온 말이다. 가나에서는 장례를 치를 때 밝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등 분위기가 흥겨워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의정부고 측은 SNS 자료 등을 검토한 후 조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