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 히든카드로 활약한 신정근은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부담감은 없었다. 그저 양우석 감독님이 시키는대 하면 됐다. 내가 하라는건 잘 한다"며 "감독님이 '이럼 어떨런지요~ 가능 할런지요~'라는 식으로 일명 '런지요' 디렉션을 많이 하셨다. 충실히 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정근은 "정우성도 옆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사람이 평소에 무슨 짓까지 하냐면, 자기가 먼저 손을 닦고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면, 내가 손 씻고 휴지를 버릴 때까지 휴지통 뚜껑을 누르고 있다. '인간 같지도 않은 짓 좀 하지 말아라'라고 했다"고 장난스레 투덜대 또 한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근데 정말 소름끼치는건, 정우성이 대통령을 연기하지 않았나. 촬영을 하면서 그런 일상적인 모습이 은연 중 남아 있었는지 '이 대통령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순서대로 찍어서 나에게는 더욱 득이 됐다"며 "(정우성과는) 어디 지방가도 술집에 잘 못 가니까 정우성 방에서 한잔씩 마시면서 나눴던 이야기들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회상했다.
또 "어느 날은 (유)연석이가 '우성 선배님과 연기하는데 너무 스위트하다'고 하더라. '뭐래' 하면서 깔깔거리고 웃었는데 나도 당했다. 무슨 이야기를 할 때 지긋이 쳐다보고 있으면 대사가 헷갈리더라"며 "모든 배우들이 각자 잘 맞는 옷을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정근은 정우성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강철비2: 정상회담'에 합류하게 됐다. "평소 후배나 동생들에게 다소 둔탁하게 대하는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귀띔한 신정근은 "그럴 때면 '조금만 따뜻해 지세요'라고 하더니 대본을 보고 내가 생각났던 모양이다. 대한민국 배우 중 가장 북쪽에 가까운 얼굴이라는 점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고 슬쩍 털어놨다.
"그냥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하는 것이다"며 너스레를 떤 신정근은 "처음 촬영할 땐 정우성도 걱정 있었던 것 같다. 극중 화재 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찍은 후부터 나를 버리고 혼자 신나게 돌아다니기 시작하더라. 그 전까지는 확실히 걱정하는 모습이 있었다. 아무래도 잘 못할까봐"라고 밝혔다.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데 걱정할 것이 있었을까"라고 되묻자 신정근은 "글쎄. 자기나 걱정하지 왜 그랬을까~"라고 센스 넘치게 답한 후 "오늘도 인터뷰 한다니까 문자가 왔다. '형. 즐겁게 하세요' 하더라. '너 때문에 미용실까지 왔어'라고 대꾸했다. 아침에 미용실 다녀 온 차림새다. 의상도 스타일리스트가 챙겨줬다"고 내심 흡족해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우성의 스위트한 면모를 이야기 했는데, '안구 복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자 신정근은 "그 친구가 요즘 좀 미쳤다. '잘생겼다'는 말을 너무 좋아하고 들으면 짜릿하다고 한다. 즐겁다더라. 촬영 중간에 사라지길래 '어디가?' 물었더니 'CF 찍으러 간다'고 하더라. '광고가 장난이야? 뭘 그렇게 많이 찍어?'라고 했다. 아주 신났다"며 "말은 장난스레 하지만 멋진 사람 아닌가. 주름이 생기고 털털한 모습을 보이면서 더 멋있어진 것 같다. 안구 복지 맞다"고 애정을 표했다.
이번 영화에서 신정근은 잠수함 전투의 북한 최고 전략가이자 백두호 부함장 장기석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장기석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소신에 따라 당의 군사적인 결정에 반대했다가 백두호 부함장으로 강등된 인물이다. 자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모습과 부함장으로서 부하들을 살뜰히 챙기는 따스한 면모는 물론, 후반부를 압도하는 잠수함전 최선봉에서 능숙하게 백두호를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까지 내뿜으며 '강철비2: 정상회담'의 최고 수혜자로 관객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지난 29일 개봉 후 5일만에 누적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 흥행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