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팬들은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의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IS포토 K리그 그라운드에서 뛰는 '쌍용'의 모습을 언제쯤 '직관'할 수 있을까.
기성용(31)이 FC 서울과 계약을 맺고 K리그1(1부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전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유럽 무대 경험을 두루 갖춘 화려한 스타의 복귀에 K리그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기성용보다 먼저 올 시즌 K리그 무대에 복귀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32·울산 현대)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오랜만에 리그에서 재회할 '쌍용'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쌍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그리고 서울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나란히 '용'으로 끝나는 두 선수의 이름을 따서 '쌍용'으로 불리던 둘은 당시 서울 소속으로 리그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추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009년 7월 이청용이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에 입단하며 K리그를 떠났고, 그 해 시즌을 마친 뒤엔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이후로 '쌍용'이 국내 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초 상황이 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다양한 변수가 속출하며 두 선수의 K리그 복귀설이 불거졌다. 복귀를 두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벌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이청용은 울산에서, 기성용은 그보다 조금 늦은 여름 원 소속팀 서울에서 'K리거'로서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한 팀에서 동료로 뛰던 10여 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두 선수의 팀이 갈라져 '쌍용 더비'도 성사되게 됐다.
해외파 선수들의 잇단 유턴에 이어, '쌍용'이 함께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된 건 K리그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한다. 당장 두 선수의 '쌍용 더비'가 처음 성사될 다음달 30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울산과 서울의 맞대결부터 관심이 집중될 예정이다. 두 팀의 순위가 1위와 11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상·하위 6개 팀씩 나눠 치르게 될 파이널 라운드에선 맞대결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울산과 서울이 나란히 FA컵 8강에 올라있는 만큼,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또 한 번 '쌍용'의 대결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이 호재를 100% 활용하긴 어려운 환경이 K리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중이라 경기장에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두 해외파 스타 선수가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신규 팬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기 위해선 유관중 전환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당초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르면 10일부터 유관중 전환을 추진하려 했으나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확산으로 인해 계획을 뒤로 미뤘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이유로 운영을 제한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21일부터 다시 문을 열면서 K리그의 관중 입장 가능성도 다시 제기됐다. 연맹은 정부가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허용할 경우, 승인 일주일 뒤부터 유관중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