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의사 장겨울을 입었다. 팔색조 매력을 지닌 배우 신현빈(35)이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마치 어울리는 옷을 골라서 입은 듯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5월 28일 종영한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신현빈은 평소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심성을 지닌 장겨울을 연기했다.
신현빈은 표정에 감정 변화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장겨울을 맡았지만 눈빛·표정·대사 톤에 있어 세심한 변화를 주면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비치도록 연기했다. 디테일한 캐릭터 연구로부터 시작된 그의 연기는 캐릭터의 몰입도를 극대화했고 덕분에 보는 이들도 장겨울과 신현빈을 떨어뜨려 생각하지 않고 어색함과 괴리감 없이 극에도 몰입할 수 있었다.
유연석(안정원)과 '정원·겨울'로 러브라인을 형성했고 조정석(이익준)과는 부녀처럼 친근한 '부녀 케미스트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신현빈은 극의 재미 요소뿐만 아니라 장겨울이 의사로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도 담담하게 그리며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하였다.
신현빈이 그리는 장겨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장겨울을 어떤 인물로 해석했나. "첫인상은 오해할 수 있어도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 그게 젤 크게 느껴졌던 겨울이의 특성이었다. 무뚝뚝한 거 같지만 순수하고 무심한 것 같지만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 반전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또 웃길 생각은 없는데 남들이 봤을 때 웃긴 구석도 있는 사람. 그런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연기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정말 잘 표현하고 싶었다."
-연기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실제 얘기하는 것처럼 대사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의학 용어도 잘 숙지하려고 했다. 자연스러운 연기에서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용어들이 입에 붙을 정도로 노력했다. 또 외적으로는 실제 전공의처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말투부터 목소리·표정까지 어느 정도의 선에서 연기해야 하는지 감독님·작가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초반에 그렇게 캐릭터 설정과 관련해 공부하고 나니깐 이후에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겨울이가 구더기를 떼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정원이도 겨울이에 대한 오해를 멈추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이가 어떤 의사인지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또 겨울이가처음 집도한 장면이랑 정원과 함께 한 수술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방송된 마지막 회 중 정원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겨울이의 마음을 한 번에 쏟아내는 대사여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던 대사였다. 또 한 개가 더 있는데 이건 정말 많이 연습했고 난관에 부딪히기도 한 대사였다. '총담관 낭종'이란 단어가 들어간 대사인데 발음하기 어려울뿐더러 외우기도 어려워서 정말 열심히 연습한 대사였다."
-장겨울과 실제 본인은 얼마나 닮아있나. "처음에는 절반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에 나간 뒤부터 주변에서는 실제 나와 닮았다고 하더라.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실제와 꽤 닮은 구석이 많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었는지 다들 '작가님이 민간인 사찰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할 정도로 어떻게 이렇게 우리를 잘 알고 쓰셨나 놀라웠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겨울이와 비슷한가. "그게 조금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잘 숨기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랑에 솔직한 겨울이랑 민하가 용기 있게 느껴졌다."
-작품에 등장한 고백법 중 기억에 남는 고백법이 있나. "민하가 차 안에서 석형에게 했던 고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제 은진 배우는 그렇게 고백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 배우가 저 대사를 하니 되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 석형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그렇게 고백을 받으면 계속 생각났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나 집에 도착해서 씻다가도 자기 전에도 계속 생각났을 것 같다."
-작품마다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배우로서 관객분들이 최대한 나를 작품 속 '그 캐릭터'로 생각해주시는 게 좋다. 작품마다 캐릭터가 다른 만큼 최대한 관객분들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연기한다. 물론 한계도 있겠지만 내면 연기나 외면이나 변화를 주어가면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