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1년.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며 하나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
1년이 지났지만 '기생충'의 화제성은 여전하다.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고전 영화들처럼 '기생충' 또한 지속해서회자되며영화 팬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만든다.
지난달 29일 특별 상영을 시작한 '기생충: 흑백판'은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빠진 한국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미 1030만 명이 극장에서 관람한 흥행작임에도 봉준호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재탄생시킨 흑백 화면의 감성을 느끼려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중이다. 이에 극장에서는 영화 속 소품과 명장면을 담아낸 키링과 북마크 등 특별한 굿즈로 관객을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특별 상영 형식으로 개봉하는 터라 많은 관객 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침체된 극장가의 분위기를 바꾸기엔 충분하다.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에도, 개봉 당시에도, 1000만 관객 돌파 당시에도 출시되지 않았던 다양한 관련 상품이 1년이 지난 지금 출시되기도 했다. '기생충'의 여전한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는 휴대폰 케이스·에어팟 케이스·워치 밴드에 명대사·명장면·오브제 등을 담은 한정판 액세서리를 지난 4월 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기생충' 측은 "'기생충'의 전 세계적 흥행과 글로벌 어워즈 수상 등을 기념하여 컬래버레이션 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판매된다.
국내의 한 잡화 브랜드가 내놓은 '기생충' 관련 상품이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생충'을 본 관객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듯한 자화상·모스부호·복숭아 등 영화 속 대사와 장면을 결합한 다양한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많은 네티즌이 오는 8일부터 출시되는 해당 상품을 향해 소장욕을 불태우고 있다.
잡화 브랜드의 여러 상품에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기생충' 이슈는 또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리투아니아 빌뉴스 국제공항 자동차 영화관으로 변신하자, 첫 상영작으로 '기생충'이 선정됐다는 것. 공항에 줄지어 선 자동차들과 커다란 야외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흑백판 '기생충'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국내 네티즌은 이 생소하면서도 뿌듯한 광경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기생충'은 영화계 한때의 트렌드나 바람이 아닌, 하나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 1년이 지나서도 관련 상품이 줄지어 출시되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생충'의 가치를 상징하는 셈이다. '기생충' 측은 이번 상품 출시 소식을 알리면서 "'기생충'을 소장하고 휴대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