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유럽에서 가장 저평가된 공격수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올리비에 지루(첼시)다.
왜일까.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저평가된 선수로 지루를 선택했다. 특히 아스널 시절 지루를 콕 집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스널에서 활약한 지루. 그가 저평가된 이유 하나가 주변에 워낙 이슈를 모으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지루가 아스널에 오기 바로 전 로빈 판 페르시가 떠났다. 지루는 자연스럽게 판 페르시와 비교가 됐다. 이어 시오 월컷이 지루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 다음에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빛에 가렸다. 지루에 불운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의 중심에 서지는 못했지만 지루는 분명 좋은 공격수라는 평가다. '가디언'은 "지루는 훨씬 더 가치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에 가려졌지만 지루는 꾸준히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아스널 이적 첫 해 리그에서 11골을 시작으로 5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했다. 아스널 마지막 시즌에 4골에 그쳤지만 5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은 정상급 공격수만이 해낼 수 있는 수치다. 아스널에서 리그 180경기 뛰어 73골을 넣었다. 리그 외 다른 경기까지 포함하면 253경기 105골이다. 저평가 받을 많한 성적표가 아니다.
또 아스널이 FA컵 3회 우승을 차지하는데 지루는 큰 역할을 해냈다. 2017년 푸스카스상을 수상한 '전갈킥'은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디언'은 "프랑스 대표팀 이슈의 중심은 언제나 카림 벤제마였다"고 설명했다. 벤제마가 프랑스 대표팀에서 지루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맞다. 하지만 지루는 조용히, 침착하고 묵묵하게 A매치를 뛰었고, 벤제마는 스캔들로 멈춰서야 했다. 지루는 벤제마도 경험하지 못한 월드컵 우승(2018 러시아월드컵)도 맛봤다.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 역사에서도 지루가 벤제마보다 한참 앞서고 있다. 지루는 A매치 97경기를 뛰어 프랑스 역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는 릴리앙 튀랑(142경기) 티에리 앙리(123경기) 지네딘 지단(108경기) 등 7명의 센추리클럽 가입자가 있다. 8번째로 가장 유력한 이가 지루다. 벤제마는 81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랑스 역대 최다 득점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앙리의 51골, 2위는 미셸 플라티니의 41골이다. 지루는 39골이다. 플라티니와 격차는 2골에 불과하다. 역대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벤제마는 27골에서 멈췄다.
눈에 띄는 스타에 가려져 빛을 내지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갈 수록 더 환한 빛을 내고 있는 지루다. 그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날도 곧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