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업계가 매운맛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강렬한 맛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단맛, 쓴맛 등과 달리 혀의 통증으로 인식되는 매운맛은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 분비를 유발해 실제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고객들의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입맛을 돋우며 마니아층 형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너도나도 매운맛 20일 치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교촌치킨은 이달 초 불맛을 선호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해 '교촌신화'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24가지 재료를 블렌딩해 완성한 스모키한 불맛이 특징이다. 교촌신화오리지널과 교촌신화순살로 판매된다.
지난해 극강의 매운맛을 담은 '뱀파이어 치킨'을 선보였던 비비큐(BBQ)는 최근 신제품 '핫황금올리브' 시리즈를 내놨다.
메뉴는 '핫착!레드착착' '핫싸!블랙페퍼' '핫빠!크리스피' '핫찐!찐킹소스' 등 4가지로 구성됐다.
BBQ는 이들 메뉴 중 2가지를 동시에 즐기거나, 기존 황금올리브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콤보 메뉴도 제공한다.
BBQ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황금올리브 치킨의 강점인 고급스러운 맛을 살렸다"며 "앞으로도 젊고 트렌디한 제품을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검증된 인기
업체들이 매운맛 신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미 인기가 검증된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
굽네치킨이 2015년 선보인 '굽네 볼케이노'는 출시 5년 만에 2000만개가 판매됐다. 판매액은 4억원이 넘는다. 단숨에 굽네치킨의 메가 히트 메뉴로 등극했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추장 베이스의 특제 소스를 발라 감칠맛 나는 매운맛을 구현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bhc치킨이 2016년 선보인 '맵스터'. bhc 제공 비에이치씨(bhc)치킨이 2016년 선보인 '맵스터'도 출시 후 3년간 판매량이 300만개가 넘었다. 현재 누적 판매량은 약 380만개 정도다.
멕시카나치킨이 지난 2월 출시한 '불닭치킨'도 인기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매운 소스를 넣은 이 제품은 출시와 함께 SNS 등에서 높은 관심을 얻었다. 현재 멕시카나 전체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운맛은 불경기의 아이콘"이라며 "경제 불황 시기에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는 매운맛을 더 찾는다. 업계는 매운맛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
그런데 매운 음식은 정말로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을까.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이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혀 표면에 달라붙으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뇌에서 진통제 효과를 갖는 물질인 엔도르핀을 분비시킨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일 뿐 아니라 쾌감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땀을 나게 하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개운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따라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 완화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매운 음식 섭취는 건강을 해친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알리신 등의 성분은 과다 섭취 시 위 점막을 손상한다. 위벽이 얇아지고, 위염이나 위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평소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여드름이나 안면홍조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