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박현주. KOVO 제공 '서브 요정' 박현주(19·흥국생명)가 역사를 썼다. 역대 최초 2라운더 신인왕이 됐다.
박현주는 9일 KOVO(한국배구연맹)이 비공개로 진행한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여자부 신인선수상을 수상했다. 총 투표수 30표 가운데 22표를 차지하며 8표에 그친 현대건설 이다현을 제치고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박현주는 지난해 9월에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곱 번째로 이름을 불렸다. 1라운드 지명이 끝나고 역순으로 진행된 2라운드에서 첫 번째 지명을 받았다. 신장(176cm)은 경쟁력이 떨어졌고, 성공 사례가 드문 왼손잡이 공격수였다. 제2의 양효진으로 기대 받던 정호영(KGC인삼공사), 고교(중앙여고) 동창 이다현 등 1라운더들에 비해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현주는 시즌 초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확실한 무기가 있었다. '서브 퀸'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을 연상시킬만큼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했다. 범실도 적었다.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꾸준히 기용됐다.
외인 루시아가 맹장 수술로 이탈한 11월 중순부터는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준수한 공격력도 보여줬다. 수비력도 여느 신인 선수보다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월 18일에 치른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리시브 11개, 디그 16개를 해냈다.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했고, 어느새 상위권 팀의 전력으로 여겨졌다.
흥국생명 에이스 이재영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1월 중순부터는 주전급으로 기용됐다. 2월 16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소속팀의 7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14점)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간 박현주는 2월 26일 현대건설전에서는 서브 에이스만 5개를 해내며 리그 1위 팀을 잡는데 주역이 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리시브를 잘 해내며 공격에서도 기여하는 제자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5라운드까지 출전한 23경기에서 76세트를 소화하며 98득점·공격 성공률 34.45%·서브 22개를 기록했다. 세트 수·득점·서브 모두 올 시즌 신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시즌 내내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한 덕분에 후반기에 주춤했던 이다현보다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
삼성화재 정성규. KOVO 제공 남자부는 삼성화재 레프트 정성규(22)가 신인선수상을 수사했다. 총 30표 가운데 14득표를 하며 각각 11표와 4표를 얻은 대한항공 리베로 오은렬과 한국전력 구본승에 앞섰다. 삼성화재는 창단 처음으로 신인선수상을 배출했다.
정성규는 24경기에 출전해 84세트를 소화하며 134득점·공격 성공률 51.56%·세트당 서브 26개를 기록했다. 공격 득점(99점)은 한국전력 구본승에 이어 신인 2위를 기록했고, 서브 에이스(26개)는 1위였다.
그도 박현주처럼 강서브를 앞세워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순도 높은 공격 성공률이 돋보인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는 66.67%를 기록했다. 단점인 리시브 능력만 좋아지면 차세대 주 공격수로 거듭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