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젠틀맨'이 '스내치' 이후 최고의 범죄오락액션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꼼꼼한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눈길을 끈다.
가장 빛을 발한건 평소 완벽을 추구하는 가이 리치 감독의 디테일한 작업 방식. 각본, 캐릭터 설정, 캐스팅, 의상은 물론 리허설 방식까지 어느 하나 감독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는 '젠틀맨'은 그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자신의 각본을 직접 연출하는 가이 리치는 촬영 당일에도 시나리오를 고쳐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야기꾼으로 등장하는 플레처 역의 휴 그랜트의 경우 "대사량이 많아 온종일 암기하느라 힘들었다"는 인터뷰로 감독의 디테일함을 엿보이게 했다.
가이 리치의 각본은 자유롭고 재미있는, 캐릭터의 숨결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맛있는 대화들이 이어지기로도 유명하다.
매튜 맥커너히는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하나같이 구체적이고 쉽게 잊히지 않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며 극찬했고, 콜린 파렐은 "감독의 작품에는 각기 다른 여러 음이 동시에 연주되면서 모두를 펄쩍펄쩍 뛰게 만드는 재즈의 리프 같은 게 있다"고 애정했다.
또 배우들의 조화로운 앙상블과 한 컷 한 컷 모든 장면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가이 리치는 일반적인 테이블 대본 리딩 대신 ‘블랙박스’라고 부르는 독특한 촬영 리허설을 진행했다.
이는 3개월에 걸쳐 작업해야 할 것을 압축해서 단 12시간 만에 게릴라식으로 대본 전체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이 과정을 통하면 제작진과 배우 모두가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에 매튜 맥커너희는 “리허설을 실제로 촬영함으로써 중요한 정보를 많이 얻는다. 영화의 역동성이 어떨지 볼 수 있는 기회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인물의 특색을 살려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상당했다. 전작 '알라딘'을 함께했던 의상 디자이너 마이클 윌킨슨과 가이 리치는 '젠틀맨'의 환상적인 의상 스타일을 완성했다. 헨리 골딩은 “감독은 작품 속 인물들이 어떻게 보이기를 원하는지 굉장히 날카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뚜렷한 캐릭터의 개성과 스타일리시함까지 두루 챙겨 영화의 퀄리티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젠틀맨'은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재미와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