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가 2020년 첫 실전 등판을 무난히 마쳤다. IS포토 한국 야구 우완 기대주 이영하(23·두산)가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이영하는 24일 일본 미야자키현소켄구장에서 열린 2020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스 대회 첫 경기인 일본 프로팀 오릭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36개. 빠른 공의 최고 구속은 149km(시속)가 찍혔다. 컷 패스트볼(커터)와 슬라이더만 구사했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카가와 케이타에게 좌중간 3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오오시로코지를 2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나카가와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2회도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토 슌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는 실점이 없었다. 후속 타자 오다 유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후속 두 타자는 각각 1루와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실점은 했지만 전반적인 몸 상태는 좋았다. 좌측 선상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몸놀림도 유연했다. 2이닝을 소화한 이영하는 1-1 동점이던 3회말 수비 시작 때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1차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지만 18일에 예정됐던 호주 국가대표팀과의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등판이 밀렸다. 원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릭스전은 다른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고, 이영하는 뒤에 등판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가 첫 번째 투수를 자처했다.
경기 뒤 만난 이영하는 "오랜만에 나선 실전이기 때문에 밸런스 기복이 있었다. 몸도 무거웠다. 그러나 커터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지난해 정규시즌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총평을 전했다. "첫 등판이었기 때문에 완벽하진 않았지만, 한국에 가면 더 좋아질 것이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이영하가 1선발을 노리는 것 같다. 컨디션도 좋다"며 웃었다. 이 경기 뒤에도 "자기 공을 던졌다. 예상보다 더 좋았다. 무엇보다 변화구 각도가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것 같다.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는 공을 던지면서 각도는 더 컸다"고 평가했다.
이영하는 개막전 선발, 1선발을 노리고 있다. 욕심을 애써 숨기진 않는다. 그는 "2, 3선발 하다 보면 당연히 1선발이 되고 싶지 않나"라며 "언젠가는 앞에 다른 수식어가 없는 에이스로 불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데뷔 4년 차던 2019시즌에 17승(4패)을 거두며 정상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든 투수. 2020시즌을 힘차게 시작했다.
한편 두산은 오릭스전에서 1-7로 패했다. 0-1로 뒤진 3회초에 선두타자 박건우가 솔로 홈런을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5회 수비에서 투수 이현승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1점을 더 내줬고, 6회 수비에서는 박신지가 오카다 다카히로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균형이 무너졌다. 7, 8회도 1점 씩 더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