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에서 피칭을 하고 있는 SK 이건욱과 김정빈. 사진=SK 제공 SK 마운드는 올해도 희망에 부풀고 있다. 팀이 예의 주시하는 두 유망주가 군복무를 마치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2013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오른손 투수 이건욱(25)이 대표적이다. 이건욱은 학창 시절 '초 고교급 투수'로 통했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한 적도 있는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실력을 보여 주지 못한 채 재활에 오랜 시간을 매진하다 지난 2년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왔다.
따라서 이번 스프링캠프는 이건욱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험대이자 오래 기다렸던 기회였다. 다행히 출발이 나쁘지 않다. 지난 17일(한국시간) SK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컴플랙스에서 처음으로 타자를 세워 놓고 공 30개를 던졌다. 박민호, 이원준, 김주한을 포함해 같은 날 라이브피칭을 한 투수 9명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구위를 뽐냈다.
SK 관계자는 "이건욱이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1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 평균 구속은 시속 142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도 한결 예리해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작 스스로는 100% 만족하지 못했다. 이건욱은 "전역 후 단계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회복력이 조금 늦은 편"이라며 "절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슬라이더 제구가 좋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직구 제구가 조금 아쉬웠다"며 "직구 구속에 큰 의미를 두기 보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최상덕 SK 투수코치는 이건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건욱이 지난 2년간의 실전 공백으로 하체 밸런스가 많이 무뎌졌다. 그래서 이번 캠프 기간 동안 하체 안정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게 했다"며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첫 라이브 피칭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재능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왼손 투수 김정빈도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설 채비를 순조롭게 해나가고 있다. 올해 왼손 불펜으로 1군 전력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다.
SK 관계자는 "김정빈도 첫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시속 145km를 기록하면서 코칭스태프를 만족시켰다. 제구력까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상대한 타자 7명 중 6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총 21구 중 16구가 스트라이크였던 게 고무적"이라고 귀띔했다.
최 코치도 기뻐했다. "선발 마운드의 주축인 선수들에 이어 라이브피칭에 나섰지만, 누구보다 눈에 띄는 피칭을 해줬다"며 "스스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방법을 터득했고 마운드에서 확신을 갖고 투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김정빈을 '올해 집중 육성할 선수'로 지목하면서 "생각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 올 시즌에 긍정적인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