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라미란을 비롯해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등이 출연한다. '김종욱 찾기'(2010), '부라더'(2017) 장유정 감독의 신작이다.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자국 흥행에 성공해 2018년 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국판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됐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우리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했다. 주인공이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바뀌면서 '시월드' 등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설정들이 새롭게 생겼다.
특히 '정직한 후보'는 라미란의 코미디 내공에 많은 것을 의지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라미란의 열연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인 배경에 뿌리 내리게 한다. 라미란은 등장 첫 장면부터 능청스럽기 시작하더니 마지막까지 '진실의 코미디'를 선사한다. 특히 라미란 특유의 파워풀한 유쾌함이 영화 전반에 흘러 관객을 기분 좋게 만든다.
조연진과의 케미도 유쾌하다. 보좌관 역의 김무열은 그간 보여줘온 무겁고 진중한 모습 대신 가벼운 옷을 입었다. 비교적 '정상적인' 캐릭터로 코미디 캐릭터로 가득한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백수 남편 역의 윤경호 또한 능수능란하다. 거짓말을 소재로 한 리메이크작 '완벽한 타인'의 중요한 키였던 그가 '정직한 후보'에도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끈다. 할머니 나문희, 아들 장동주 또한 기대 만큼 그리고 기대 이상의 역할을 소화한다.
'정직한 후보'가 가진 무기는 사이다 매력이다. 주상숙이 '진실의 주둥이'로 겁 없이 내뱉는 말들은 속 시원한 사이다다. "국민은 나의 일꾼!"을 외치는 주상숙의 모습은 실제 정치인의 민낯을 담은 것만 같다.
라미란은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1500만 관객이 넘으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흥행 공약을 내세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상숙 캐릭터의 매력이 묻어난 공약이 웃음을 자아냈다.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우려로 개봉 연기를 고려하기도 했다. 장고 끝에 당초 계획대로 12일 개봉을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를 뚫고 '정직한 후보'의 코미디가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