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웹툰 원작자이자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 극본을 쓴 조광진 작가가 한 말이다. 원작 캐릭터와 드라마를 구현해준 배우들의 싱크로율 만족도가 "120%"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것. 그 만족은 기대감으로 부응했고 첫 방송부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 1월 31일 첫 방송된 '이태원 클라쓰'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하며 JTBC 드라마 역대 첫 방송 최고 타이기록을 썼다. 2회엔 소폭 상승해 5.3%를 찍으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기분 좋은 흐름을 탔다.
'이태원 클라쓰'는 다음 웹툰 역대 유료 매출 1위, 연재 중 누적 조회 수 2억 2000뷰, 평점 9.9점을 기록한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연애의 발견'을 연출한 김성윤 감독과 원작자 조광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성윤 감독은 JTBC로 이적한 후 첫 작품, 조광진은 드라마 작가 데뷔작이다.
조광진 작가가 김성윤 감독을 "사부님"이라고 부르며 그의 조언과 신뢰 속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원작자가 대본을 직접 썼기에 누구보다 캐릭터에 대해 잘 꿰뚫고 있다는 장점이 활용됐다. 그리고 원작에서 아쉬웠던 인물 서사를 좀 더 세심하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것보다 '보완' 하는 것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인물의 특징이 1, 2회에서 잘 살아났고 각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
이야기가 빠르게 펼쳐졌다. 19살 박서준(박새로이)의 이야기로 시작돼 '장가' 회장 유재명(장대희), 유재명의 장남 장근원(안보현)과 악연으로 엮이게 된 사연,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3년간 수감 생활을 한 이야기, 원양어선을 타고 기초 자금을 마련해 7년 후 이태원에 '단밤'이란 술집을 오픈하는 과정이 담겼다. 박서준이 유재명을 상대로 '복수'란 큰 뜻을 품고 성장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그 과정이 탄탄하게 극의 중심을 잡았고 시청자에 빠른 이해를 도왔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박서준의 연기가 돋보였다. 19살 고등학생 박새로이의 감정선에 그대로 빠져들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 아빠를 잃고 슬픔의 무게를 홀로 견뎌내기 어려워하는 모습, 사랑에 빠진 순진무구한 모습 등 극 중 모습과 싱크로율 100%였다. 특히 박서준·손현주(박성열) 부자의 애틋함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 감정선을 오롯이 채워냈고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강렬한 엔딩으로 주인공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박새로이라는 인물이 원작에서 매력적인 내가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다. 이 드라마에 끌렸던 부분이 역할의 서사였다. 표현하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 드라마적으로 재밌다고 생각했기에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던 박서준. 그 고민의 흔적이 좋은 연기로 연결됐다. 특수분장까지 자처하며 역할에 몰입한 유재명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대척점에 설 두 사람의 관계 역시 흥미를 자극했다. 아름다운 영상미도 인상적이었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표현돼 몰입도를 높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웹툰 원작 자체가 극화된 형태라 드라마와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었다.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의 캐릭터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봐왔던 캐릭터와 다르다. 우회하지 않는 직진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카타르시스가 큰 것 같다. 솔직한 젊은 세대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됐다. 이와 함께 상당히 권위적인 수직체계를 가진 기성 세대와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갈등 구도, 음식과 창업에 대한 요소까지 아우르고 있어 굉장히 트렌디한 코드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복수극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시청자가 빠져들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