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본선을 앞둔 ACL도 휘청이고 있다. 사진=AFC 본선 개막을 앞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휘청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때문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이 중단된 것은 물론, 미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는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을 금지시켰다. 미국은 2일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금지했고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들도 최대 잠복기간인 14일 동안 의무 격리한다. 싱가포르 역시 1일부터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의 싱가포르 입국 또는 경유를 금지했으며, 일본도 같은 날부터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중남미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도 중국 여행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중국과 세계 사이에 새로운 벽이 솟아 올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시아 대륙과 함께 묶여 국제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호주다. 2006년 AFC에 편입된 호주는 아시안컵, U-23 챔피언십 등 주요 국제대회를 비롯해 ACL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2020 ACL에는 지난 시즌 호주 A리그 우승팀인 퍼스 글로리를 비롯해 멜버른 빅토리, 시드니FC 등 세 팀이 참가한다. 이 중 F조의 퍼스가 11일 상하이 선화와, H조의 시드니 FC가 다음날인 12일 상하이 상강과 각각 조별리그 첫 경기를 홈에서 치를 예정이고 오는 3월 3일에는 E조의 멜버른이 베이징 궈안과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기로 되어있다.
그러나 호주 정부가 신종 코로나 예방 대책으로 1일부터 중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일정을 소화하는데 변수가 생겼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호주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ACL에 출전하는 중국 슈퍼리그 팀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은 현재 입국 관련 공지를 기다리고 있으며 중국축구협회가 AFC 및 호주축구협회와 이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상하이 선화는 당초 3일 밤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이 비행기가 취소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자국 팀들의 ACL 출전을 위해 선수단의 전세기 입국 혹은 중립국인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FC는 앞서 중국 팀들의 ACL 조별리그 1∼3차전 홈 경기 일정을 원정 경기로 변경한 바 있다. 그러나 호주의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해졌다. AF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AFC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ACL 일정 조정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 원정 경기 일정이 한 차례 변경된 상황에서 또 한 번 경기 일정이 변경될 경우, 대회에 참가하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 등 4개 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음 주까지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도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4일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