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이 현대건설전에 바라는 선수들의 자세를 전했다. 사진 = KOVO 흥국생명이 에이스 부재 속에서도 선전했다. 풀세트, 듀스 승부를 했다.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흥국생명은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1-25, 25-17, 25-14, 11-25, 23-25)로 패했다. 시즌 9패(10승)째를 당했다. 1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는 5점으로 벌어졌다.
1세트부터 박빙 승부였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중앙 오픈 공격과 헤일리의 대각선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쌓았다. 흥국생명은 외인 루시아의 컨디션이 좋았다. 15점 진입 직전 기세를 올린 팀은 흥국생명이다. 몸을 날린 디그와 불안정한 자세에서 이뤄진 세트를 루시아가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긴 랠리 뒤 얻어낸 득점이었다. 그러나 15점을 넘어서자 현대건설이 점수 차를 벌렸다. 고예림과 정지윤이 득점에 가세했다. 황민경의 강서브가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흥국생명도 김미연이 연속으로 서브 에이스를 해내며 밀리지 않았다. 두 팀은 20점을 1점 차로 진입했다. 박빙이 이어졌다. 그러나 20점 대 승부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22-21, 현대건설이 1점 앞선 상황에서 세터 이다영은 양효진 정지윤을 활용한 중앙 오픈 공격 일변도로 나섰다. 효과도 있었다. 순식간에 세트 포인트에 진입했다. 양효진이 서브 에이스를 해내며 1세트를 잡았다.
2세트는 기세를 올렸다. 연속 5득점을 했다. 이주아가 상대 고예림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고, 양효진의 공격도 라인을 벗어났다. 블로킹 네트 터치 반칙도 나왔다. 루시아는 4-0에서 가볍게 뛰어 올라 대각 공격을 성공시켰다. 8-1까지 앞서 갔다. 김미연이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5점 앞선 채 10점 고지를 밟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이한비가 서브 득점도 해냈다. 전열을 정비한 상대가 추격을 시작했지만 꾸준히 3~4점 차를 유지했다. 18-13에서 김세영이 헤일리의백어택을 블로킹, 20-14에서 루시아가 접전 랠리를 득점으로 장식하며 승기를 잡았다. 무난히 먼저 25점 고지에 올랐다. 세트 스코어 1-1 동점.
3세트도 기선을 잡았다. 수비와 공격 모두 매끄러웠다. 3-1에서는 김세영이 상대 대들보 양효진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김미연은 흔들리는 자세에서도 대각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3세트도 10점을 4점 앞선 채 진입했고, 5점 앞선 채 15점을 냈다. 상대 라이트 헤일리의공격성공률이20%대에 불과했고, 세터는 중앙 공격을 주로 활용했다. 흥국생명 블로커 라인은 이 점을 잘 간파했다.
4세트는 내줬다. 1~3세트까지 잘 막던 헤일리의공격성공률이 갑자기 높아졌다. 오른쪽에서 득점이 터치면서 블로커 라인의 생각도 많아졌다. 중앙에 양효진뿐 아니라 국내 레프트 자원인 황민경과 고예림에게도 실점이 많아졌다. 상대 기세가 거세지자 범실도 늘었다. 20점 고지를 12점 뒤진 채 내줬고, 힘을 써보지 못하고 25실점을 했다. 2, 3세트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정상 전력으로 맞붙은 5세트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상대가 비디오판독으로 최초 판정을 번복 받았고, 블로킹까지 성공하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제 플레이를 했다. 루시아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먼저 8점 고지에 올랐고, 코트를 바꾼 뒤 이어진 공격에서도 같은 선수의 같은 방향 득점이 나왔다.
10-10에서 루시아의 오픈, 김세영의 블로킹이 나오며 2점을 앞서갔고, 1점을 내줬지만, 현대건설고예림이 범실을 하며 15점에 다가섰다. 상대의 블로커 네트 터치 비디오판독 요청이 다시 받아 들여지며 추격을 허용했고, 매치 포인트에서 연속 실점을 하며 듀스 승부를 맞이했다. 루시아 의존도가 높았지만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단조로운 공격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건설은 신인 이다현까지 중앙 공격에 가세하며 다양한 공격 루트로 맞섰지만, 흥국생명은 루시아가 벽을 뚫지 못하면 공격에 실패했다. 결국 22-22에서 이다현에게 블로킹과 속공을 허용했고 이후 루시아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며 경기가 끝났다.
비록 패했지만 이전 경기에서 3득점에 그쳤던 김미연이 두 자릿수 득점을 했고, 이한비도 서브와 오픈 공격 모두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미희 감독은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가장 아쉬운 경기이기도 하다. 기회가 왔을 때 결정을 해줄 선수가 상대보다 적다 보니 수비는 이뤄지는데 득점에서 결과가 따라주지 못했다. 그 점은 아쉽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