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 같은 말과 조항도 다른 뜻으로 해석되거나 전달된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최근 수년 동안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 한층 강화된 약물 규정, 바뀐 포스트 시즌 대진 등 메이저리그 흐름이 격랑을 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 흐름은 올 시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0년대 메이저리그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포인트를 정리했다.
우선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이미 도입이 결정됐다. 지난해 독립리그인 애틀랜틱리그와 가을리그에선 실제 경기에 활용된 바 있다. 홈플레이트에 있는 심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구심이 귀에 수신기를 착용한 채로 이전과 비슷한 수신호로 경기장의 선수와 관중들에게 스트라이크존을 판정한다. 주관적 견해가 들어간 콜은 사라질 전망이다. 다만 흔히 말하는 포수의 미트질과 프레이밍에 대한 중요도는 이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리그에 팀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사무국의 의지를 고려하면 2020년대 두 개 팀이 새 식구로 합류해 총 32개 팀으로 리그가 확장될 수 있다. 미국에선 이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언급한 바 있는 라스베이거스와 포틀랜드, 샬럿, 내쉬빌 등이 후보고 캐나다의 몬트리올과 밴쿠버, 멕시코의 몬트레이가 경쟁지로 분류된다.
이 중 첫 손에 꼽히는 후보지는 몬트리올이다. 메이저리그가 프랜차이즈 도시를 선정하는 기준은 꽤 여러 가지다. 그 도시와 위성 도시의 인구, TV 보급률과 시청률, 도시 내 스폰서가 가능성 기업의 존재 유무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다. 비록 몬트리올은 엑스포스 구단을 포기한 전례가 있지만 수년 전부터 시 자체가 메이저리그 구단 재 유치에 적극적이고 주변 인프라가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전문가들이 2020년대에 몬트리올에 다시 메이저리그 구단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세 번째는 마이크 트라웃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느냐이다. 트라웃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야수에만 돈을 아낌없이 쓰는 아트 모레노 구단주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쉽지 않을 수 있다.
모레노 구단주는 2002년 에인절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직후인 2003년 팀을 인수했다. 바로 슈퍼스타 블라드미르 게레로를 영입하는 등 지금까지 수차례 대형 계약을 했지만 공교롭게도 대부분이 '타자'였다. 게레로에 이어 게리 매튜스 주니어, 토리 헌터, 앨버트 푸홀스, 조시 해밀턴, 저스틴 업튼, 오타니 쇼헤이에 이르기까지 주로 외야수 영입에 집중했다. 대형 계약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선발 투수 영입에는 지나치게 수동적이다. 2004년 바톨로 콜론에 안긴 4년, 5000만 달러 계약 이후 2012년 CJ 윌슨 정도가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의 움직임이었다. 선발 투수에 조금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트라웃의 우승 반지는 요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연전을 기본으로 하는 정규시즌 시리즈가 4연전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환경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아지면서 메이저리그도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는 사회 기여 의식이 깔려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상업용 비행기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물이 치솟고 있고 미국 내 비행기가 배출한 탄소는 전 세계 25%에 달한다고 한다. 전세 비행기로 이동이 잦은 메이저리그 팀들은 보통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다음 도시로 이동한다. 한 시즌 81경기를 원정으로 치르는 팀들은 가까운 도시라면 버스나 자가용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비행기에 올라탄다. 결국 스케줄을 조정해 연전을 길게 끌고 가 이동 횟수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구단으로선 비용을 절감하고 선수들의 피로를 줄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충분하다.
시대와 발맞추려는 노력은 야구라는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변화가 과연 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