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이유가 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NC 이적 2년 차를 맞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무엇보다 간판이자 대들보인 나성범(31)이 부상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다. 박민우는 "나성범 선배가 있으면 해볼 만할 것 같다"고 했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열린 KIA전에서 주루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쳤다. 검진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수술까지 해야 했다. 2019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꿈을 향한 도전이 미뤄졌다. KBO 리그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 있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하며 그런 의지를 드러냈다.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생겼다.
그런 나성범이기에 2020시즌은 특별하다. 데뷔 뒤 가장 긴 공백기다. 타격과 수비 모두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건재를 증명해야 한다. 소속팀의 좋은 성적도 이끌어야 박수를 받으며 도전을 할 수 있다.
재기 준비는 순조롭다. 지난해 9월 13일부터 약 11주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에서 재활 훈련을 했다. 신체 컨디션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귀국 뒤에는 예년보다 이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나성범처럼 2020시즌 재도약이 절실한 선수가 또 있다. 한화 내야수 하주석(26)이다. 그도 2019시즌을 다섯 경기 만에 접었다. 3월 28일 KIA전에서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왼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전 세 시즌(2016~2018년) 동안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선수다. 한국 야구의 대표 세대교체 주자이기도 했다. 2018시즌 3위 한화가 하위권으로 떨어지는데 그의 공백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속팀의 재도약과 간판선수로의 도약에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시즌이다.
명예회복이 절실한 선수도 있다.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38)다. 2019시즌에 135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85·16홈런에 그쳤다. 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기지 못했다. 홈런은 50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 가운데 최저다. 반발력이 저하된 공인구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무엇보다 소속팀이 최하위로 떨어졌다.
롯데는 시즌 종료 전후로 프런트 코칭 스태프 등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했다. 이대호가 2017시즌처럼 중심을 잡아줘야 결과까지 따라주는 개혁이 될 수 있다. 4년(2017~2020시즌)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동기 부여가 있다.
이용규(35·한화)도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명분 없는 트레이드 요구로 조직 내 질서와 기강을 훼손하며 무기한 참가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자 구단은 9월에야 징계를 풀었다. 그는 최근 2020시즌 새 주장으로 선출됐다. 오명을 지우고, 한화의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이밖에 지난 시즌 타율 0.239에 그친 삼성 외야수 박해민(30), 홈런 생산력이 크게 줄어든 한동민(SK·31)도 재도약이 절실한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