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흐름을 자랑했던 부산 KT가 위기에 직면했다. KT를 상승세를 이끌던 '에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허훈이 부상을 당했다.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KT와 안양 KGC의 경기에서 허훈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허훈은 이날 오전 훈련을 하던 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병원 검진 결과 왼쪽 허벅지 앞 근육인 대퇴사두근 파열. 복귀까지 약 3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KT에 비상등이 켜졌다. 득점 16.50으로 국내선수 1위를 달리는 득점원, 그리고 도움 7.36개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인 지휘자의 공백은 KT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허훈이 빠진다는 것은 KT가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상위권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허훈이 빠진 KGC전에서 KT는 70-84, 큰 점수차로 패배했다. 단독 2위를 놓고 벌이는 빅매치였지만 KT는 무릎을 꿇으며 13승10패로 공동 3위로 떨어졌다. 단독 2위는 14승9패의 KGC 품에 안겼다. 이번 패배로 8연승에 실패했다. 약 9년 만에 7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던 KT의 흐름이 끊긴 것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허훈이 3주 동안 그라운드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KT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KT는 허훈을 중심으로 팀을 움직여왔다. 그리고 허훈의 대체자들은 아직 입증이 되지 않은 선수들이다. KGC전에 허훈을 대신해 나섰던 김윤태, 최성모 등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김윤태는 2득점 3도움, 최성모는 9득점에 그쳤다. 특히 허훈의 공백을 느껴야 했던 장면은 4쿼터였다. 3쿼터까지 KT는 KGC와 팽팽함을 유지했으나 4쿼터에 한 번에 무너졌다. 실책을 9개나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한 방을 해결해줄 수 있는 해결사, 팀이 흔들릴 때 잡아줄 수 있는 에이스의 부재가 만든 현상이었다. 허훈의 대체자들이 당장 허훈처럼 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서동철 KT 감독의 머리가 아픈 이유다. 그는 KGC전 패배 후 "허훈이 빠진 경기였다. 팀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허훈 공백에 대비해 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당장 만만치 않은 팀들과 일전이 시작된다. 20일 전주 KCC, 22일 원주 DB 그리고 25일에는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를 펼친다. KT가 허훈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준다면 다시 한 번 돌풍을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허훈의 공백을 절실히 느끼며 추락한다면 KT는 다시 조연으로 내려가야 할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