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안고 시작한 KBS 2TV '1박 2일' 시즌4가 웃음과 시청률을 모두 다 잡으며 초반 시설몰이에 성공했다.
'1박 2일'은 지난 3월 세 번째 시즌이 정준영의 일명 '승리 게이트'와 연루돼 하차하면서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9개월만에 돌아왔고 라인업을 발표할 때까지도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연정훈·김종민·문세윤·김선호·딘딘·라비 등 예능 경험이 없고 예능에 자주 나오거나 예능서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사람들로 '오합지졸'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시작했으나 결과는 반전을 쓰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 작정하고 나온 제작진과 출연진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고 있다. 가장 걱정이었던 멤버들의 캐릭터가 살고 있다. 예능서 소비되지 않은 연정훈은 맏형으로 든든하면서 의외의 웃음을 적절하게 주고 있다.
지금까지 단연 블루칩은 김선호다. 이미 '예뽀(예능 뽀시래기)'라는 별명이 생겼고 곱상한 외모에 드라마에서 안정적인 연기와 반전되는 허당미는 서른넷이라는 나이를 잊게 만들 정도로 귀엽다. 이미 여자들 셋이 모이면 김선호 얘기로 웃음꽃이 필 정도. 방송 2회지만 '1박 2일'이 건진 예능 원석이다.
김종민·문세윤은 예능인으로 본인들 역할을 다 소화하며 모자른 웃음을 채워주고 있다. 카리스마 래퍼 이미지가 강했던 라비는 막내로서 사랑받으며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딘딘의 걱정이 컸다. 아직도 툭툭 튀어나오는 반말이 거슬린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전의 비호감 딱지를 떼어내는 과정이다.
전체적인 컨셉트도 초심으로 돌아갔다. 출근길부터 시작된 미션은 물론 아메리카노와 까나리를 섞은 '까나리카노' 참 맛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모습으로 원초적 웃음을 줬다. 매니저도 없이 혼자 여의도 KBS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멤버들은 말을 잇지 못하며 황당해했다. 이것이 날 것의 '1박 2일' 웃음. 우여곡절 끝에 오프닝 장소에 모인 멤버들은 반가움을 나눌 새도 없이 또 다른 미션을 마주했다. 저녁 복불복과 기상 미션도 웃음바다였다. 독일 수도를 몰라 어쩔 줄 몰라하고 기상천외한 연이은 오답 퍼레이드도 웃음을 줬다. 기상 미션으로 물건을 멀리 던지기 위해 문세윤이 쌀 한 가마니를 던지는 등 원초적인 야생으로 돌아간 이들의 모습은 합격이었다.
앞서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황선 CP도 "프로그램의 원형을 아직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포맷을 유지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