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갈라짐을 처음 접할 때의 환자들의 솔직한 생각일 것이다. 혓바닥 갈라짐으로 혀가 좀 쪼글쪼글하다고 우리는 병으로 여기지 않는게 당연하다. 혀를 내밀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불편하지도 않은데 당연히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혀갈라짐이 심각해지면 환자는 혓바닥이 내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미끌미끌하고 이물감이 있거나, 어떤 사물에 닿아도 둔하게만 느껴진다. 환자들은 칫솔질을 더욱 힘차게 하고, 가글을 수시로 하지만 도저히 증상이 개선되는 느낌이 없다. 그리고는 어느 날부터 파였던 자리에 속살이 빨갛게 보이기 시작한다.
환자들의 진짜 고통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빨갛게 패인 혓바닥 갈라짐”부터 말이다. 음식물이 닿으면 따갑고 강하게 쓰라린 느낌이 든다. 말을 할 때도 통증이 느껴지고 혀는 조금씩 부어 말하는 데도 불편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연고제를 바르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느끼기 어렵고 점차 빨갛게 팬 부분이 퍼져만 가게 된다.
혀갈라짐의 진행과정을 위처럼 자세하게 표현해보았다. 위 설명을 충분히 들은 지금도 혓바닥에 주름 조금 잡히는 문제가 작아보이진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빨갛게 파인 혓바닥으로 병원을 찾을 때쯤엔 초기부터 치료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기클리닉 조윤제원장(윤제한의원)은 “이미 속살이 보일 정도로 진행된 혀갈라짐 환자들에게 치료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이다. 음식물이나 작은 마찰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강 내 얇은 보호막을 형성시켜야 한다. 입 안에 미끌거리는 점액질 보호막을 형성시키면, 이는 상처를 감싸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점액속의 면역글로불린은 세균을 제거하며 구강건강을 대신 지켜준다”고 설명한다.
조윤제 원장에 따르면 혀갈라짐은 구강건조증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수분 부족으로 인해 혓바닥 표면의 탄력이 저하되어 처음에는 쭈글쭈글 해지지만, 어느 순간 약하고 주름졌던 부분에서 갈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서는 수분섭취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키기는 다소 어렵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조 원장은 치료의 초기 단계에서는 체내 진액보충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적으로 구강 내 충분한 침과 점액층을 형성시켜, 통증을 줄이고 세균이나 음식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게 우선이다. 그리고 그 다음 치료 순서는 진액이 소진되지 않도록 잡아주는 치료다.
체내 진액이 과도하게 소진되어 구강건조증이 발생되는 것은 자율신경의 부조화 때문이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체내 수분을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반응 때문이다. 혹은 부교감신경이 저조한 경우에도 우리 몸에서는 수분을 배출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수분을 잘 마셔줘도 계속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교감신경이 항진된 유형은 교감신경을 내려주는 처방을 적용한다. 또 반대로 유사상황인 부교감신경이 저조한 경우라면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처방을 적용하여 진액의 소진을 막아주게 된다. 혓바닥은 서서히 수분도와 탄력을 되찾고 서서히 아물어 갈 것이다. 환자들은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자율신경 실조를 예방하기 위해, 좀더 순한 조리방법의 음식을 먹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