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다. 낮아진 수온은 모터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며 전체적인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수중 산소량이 달라지고 이는 모터의 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과학적 설명이 있다. 이는 기록에서 명백히 입증됐다.
지난주 44회차 수요 7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경호의 1200m 완주 타임은 1분13초340. 올 시즌 가장 빠른 기록을 선보였다. 대체로 최근 1착 완주 기록은 빠르면 1분14초대, 보통은 1분15초대를 기록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이었던 8월 1착 기록은 1분17초에서 18초대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3초 내지는 4초 정도 빨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바퀴 경주에서 평균 시속이 3∼4초 정도 빨라졌다는 것은 상당한 변화다. 소개항주 타임의 변화도 확실히 눈에 띈다. 이제는 6초대의 소개항주 기록을 볼 수 있고, 직선력이 탁월한 04번 모터의 경우 지난 42회차 수요 16경주에서 6초67의 기록까지 끊었다.
이처럼 전반적인 시속이 올라가면서 경주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휘감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강축들이 대부분 1코스를 배정받았던 지난주 44회차 목요 경주에서는 인빠지기 우승 비중이 높았지만, 수요 경주에서는 총 17개 경주 중 무려 9개 경주에서 휘감기 우승이 나올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그만큼 모터의 전반적인 파워가 올라갔다는 반증이다. 모터의 힘이 떨어질 때에는 휘감더라도 인코스 선수를 넘지 못하고 밀리는 경우가 많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탄력을 받지 못해 찌르는 선수에게 우승을 내주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속 턴 공략이 가능해졌다. 때문에 인빠지기, 내지는 찌르기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는 달리 휘감기 우승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1턴 전개 시 다양한 전법을 예측해 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도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베팅 전략을 세워 나가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유리하고 모터 세팅도 주로 직선력에 중점을 두는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시속이 올라가면서 몸무게 무거운 선수들도 온라인 경주만 아니라면 불리하지 않다. 시즌 막판 전반적인 시속도 빨라지고 선수들이 다양한 작전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면서 오히려 박진감 넘치는 경주 내용을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