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한은행 MY CAR KBO시상식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렸다. KIA 양현종이 평균자책점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좋은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
단상에 올라 수상 소감을 밝히던 KIA 양현종(31)은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故 김성훈(21·한화)이 떠올라서다.
올해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오른 양현종은 25일 열린 2019 KBO 시상식에 참석해 트로피를 받았다. 개막 후 6번째 등판을 마친 4월까지 8.01의 평균자책점으로 부문 꼴찌였던 그는 5월 이후 1.10의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 막판 극적인 대역전을 이뤘다. 양현종은 "시즌 막판 (이 부문 경쟁자였던) 조쉬 린드블럼(두산·2.50)과 맞붙는 상대 팀을 응원했다. 그 응원이 잘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평소 예의 바르기로 유명한 양현종은 지난 5월 물러난 김기태 전 KIA 감독과 이대진 전 투수 코치, 또 1군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박흥식 퓨처스 감독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였다. 양현종은 "마지막으로 코치님(김민호 KIA 코치)께서 이 선수를 거론할 때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하셨다"고 했다.
양현종이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이 선수'는 한화 소속 투수였던 故 김성훈이다. 2017년 한화 신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김성훈은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부모님이 사는 광주로 갔다가 지난 23일 새벽 건물에서 발을 헛디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김성훈의 아버지는 양현종이 KIA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민호 코치다.
스승의 아들이자 같은 직업을 공유하는 젊고 유망한 투수의 죽음에 마음이 아팠던 양현종은 시상식 자리를 빌려 애도와 추모의 인사를 건넸다. 양현종이 "(김성훈이) 여기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펼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자 장내는 잠시 숙연해졌다.
양현종뿐만이 아니다. 김민호 코치의 애제자인 KIA 내야수 박찬호도 "김민호 코치님께서 언젠가 이렇게 얘기하신 적이 있다. '너희들은 코치님(내) 자식들이다'라고"라며 "말씀하신 대로 코치님을 정말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다.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는 말로 아들을 잃은 스승에게 안타까움을 담은 위로를 건넸다. 홈런왕에 오른 키움 박병호도 수상 소감 서두에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한화 김성훈 선수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인사했다. KBO 역시 시상식에 앞서 잠시 김성훈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으로 추모의 마음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