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부주장이자 주전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가 생각하는, 북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한광성(유벤투스)이었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 원정 경기를 앞둔 벤투호는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14일 평양에 도착, 15일 경기를 치르고 다음날인 16일 다시 베이징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원정 경기와 달리, 이번 평양 원정은 벤투호에 상당히 외로운 싸움이 될 예정이다. 응원단은커녕 취재진도 함께 가지 못하고, TV 생중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래도 미지의 세계로 입성하는 선수단의 표정은 담담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영권은 "스리랑카전이 끝나고 북한 분석을 많이 했다. 컨디션 조절만 남은 상황에서, 잘 준비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북한 처음 가는 상황이라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것도 받아들여야 할 문제고, 승점 3점을 따내 조 1위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북한은 안방에서 밀집수비를 통해 한국의 공격을 막고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김영권은 "역습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공격시 수비수가 어떻게 반응할 지 등, 역습에 대한 부분을 훈련이나 미팅 통해 많이 준비했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실점 없는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북한의 전력을 파악한 벤투 감독은 "거칠고 과감한 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역습시 빠르고 날카롭다는 점도 강조했다. 함께 비디오를 지켜본 김영권은 "북한 선수들이 대체로 빠르고 역습이 강한데, 그 중에서도 한광성이 눈에 띄었다"며 '북날두' 한광성을 경계대상 1순위로 꼽았다.
한광성은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뛰는 최초의 북한 선수다. 칼리아리 칼초를 거쳐 페루자 칼초에 임대됐다가 올해 9월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으며 실력을 증명했다. 박광룡과 함께 북한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김영권은 "한광성이 빠르고 드리블이 탁월하더라. 잘 준비해서 막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