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지난달 29일 비로 취소됐던 38경기와 기존에 편성되지 않았던 5경기를 포함한 잔여 일정을 발표했다. 이달 28일에 모든 정규시즌이 종료되고 30일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5경기가 모두 열리지 않는 날이 많아 우천 취소에 대비한 예비일도 넉넉히 배치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두 차례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일정이 제대로 꼬였다. 마지막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9경기가 줄줄이 비로 열리지 못했다. 앞선 5개월 동안 쌓인 우천 취소 경기 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9월 초순에는 태풍 '링링'이 먼저 훼방을 놓았다. 잔여 경기 일정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야구장에 강풍과 강우를 몰고 왔다. 이 기간에 취소된 경기 수가 총 13게임. 그 결과로 지난 16일 월요일에는 잠실, 수원, 대구에서 3경기가 열려 6개 팀 선수들의 소중한 휴식일이 사라졌다. 또 지난 19일에는 1위 SK와 2위 두산이 인천에서 더블헤더를 거치면서 적잖은 체력 소모를 감수해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월 중순에 불어 닥친 태풍 '타파'의 영향권 안에 한반도가 포함되면서 주말 내내 거센 비가 쏟아졌다. 21일로 예정됐던 부산 롯데-NC전과 대전 한화-SK전이 잇따라 취소돼 다음 날인 22일로 하루씩 순연됐다. 하지만 22일에는 하루 전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부산 경기는 물론 대전에서 예정됐던 한화-SK의 더블헤더 두 경기도 모두 취소됐고, 설상가상으로 원래 잡혀 있던 수원 KT-삼성전까지 비로 날아갔다.
이날 취소된 3경기 가운데 예비일 편성이 가능한 경기는 부산 게임 하나뿐. 이미 하루씩 밀렸던 대전 경기와 예비일이 없는 수원 경기는 추후에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월요일인 23일에도 2주 연속 하루 세 경기가 열리게 됐다. 이미 '링링'의 영향으로 월요일 편성됐던 잠실 LG-한화전과 수원 KT-KIA전에 이어 이틀 연속 순연된 부산 롯데-NC전까지 추가됐다.
이달 안에 정규시즌을 마치겠다는 계획도 이미 물 건너갔다. KBO는 오는 11월 한국과 일본에서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12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올해 정규시즌 개막을 서둘렀다. 가능한 한 빨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모두 마치고 순조롭게 국가대표팀 강화훈련을 소집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최소한 사흘은 연장돼야 하는 상황이라 다음달 초에나 포스트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링링'으로 인해 취소됐던 잠실 세 경기가 아직 미편성으로 남아 있다. LG-롯데, LG-두산, 두산-NC 경기가 그렇다. 여기에 한화-SK 두 경기와 수원 KT-삼성전이 미편성 경기로 추가됐다.
아직 선두권 순위가 확정되지 않아 SK와 두산이 끝까지 경기를 해야 하고, NC 역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포스트시즌 일정과 병행해 진행하기도 어렵다. 결국 빨라야 다음달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는 태풍 '타파'의 영향이 잦아든 다음 주 초 남은 5경기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