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예비입찰은 주력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은 금호그룹의 미래는 물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마감 하루 전인 2일까지도 인수전 열기는 시들하다.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하 CS증권)은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예비입찰(투자의향서 접수)이 진행되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가 선정된다. 숏리스트에 오른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펼치게 된다. 최종 본입찰로 확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를 넘겨받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1월 주식 매매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은 관계자는 2일 "그동안 어떤 기업이 지원했는지 여부는 공개할 수 없다"며 "결과 발표 시점이나 일정 등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세간에 4일 발표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7조원이 넘는 부채와 함께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최근 항공업계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송객 감소, 항공유가 상승 여파로 고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좀처럼 시장에 나오기 힘든 매력적인 매물은 맞지만 선뜻 인수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이 없는 이유다.
2일 오후까지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애경그룹 정도다. SK·한화·신세계그룹 등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기업들은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거나 눈치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문만 무성했던 기업들의 윤곽은 3일 이후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매물 가격을 두고 눈치전을 벌이다가 막판에 서류를 넣을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예비입찰 결과는 이 회장의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7년 9월 11일 취임한 이 회장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그만큼 적극적이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잘 마무리될 경우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회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계신 것은 맞다"며 "하지만 회장님의 임기와 연결 짓는 것은 다소 과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흥행이 기대 이하라는 부분에 대해 “3일 입찰이 마감되면 후보군도 나오고 인수적격후보도 추려지는 등 순조롭게 매각 절차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