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첫 방송 후 호불호가 갈렸다. "역시 김태호X유재석이다" "재미있다"는 반응과 "노잼이다" "산만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두 사람은 4.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태호 PD, 유재석 콤비는 지난 27일 MBC 신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16개월 만에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개그맨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예능으로 '生 리얼'에 초점을 맞췄다. 몸풀기로 시작한 아이템은 유튜브 채널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공개한 바 있는 '릴레이 카메라'였다.
조세호의 집으로 '릴레이 카메라' 멤버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유재석과 조세호, 배우 태항호, 래퍼 딘딘과 데프콘,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모여 영상을 보고 토크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담겼다. 영상을 보고 웃고 떠들며 음식을 먹었다. 다양한 모습들이 혼재되어 릴레이 카메라 영상과 조세호 집 토크 영상이 오갔다.
릴레이 카메라는 한 대로 시작, 두 대, 네 대로 확장되며 다양한 사람들의 소통에 집중했다.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만남을 시작으로, 하하, 유희열, 양세형, 유세윤, 정재형, 장윤주로 확장됐다. 첫 방송엔 그 모습이 중점을 이뤘고 중간중간 조세호 집 토크 내용이 양념처럼 곁들여진 형태였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의 예능은 기존 MBC '나 혼자 산다'나 '전지적 참견시점' 등을 통해 너무도 익숙해진 예능 포맷이었다. 새로운 모습이라고 한다면 유재석을 비롯한 연예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하는 모습 정도였다. 그런데 그 마저도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거나 새로운 인물이 출연하지 않아 아쉬운 지점으로 꼽혔다.
또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니 교차 편집이 돼 산만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로 첫선을 보인 콘텐트인 만큼 TV 플랫폼으로 가져오면서 그 틈을 좁히지 못한 격차였다.
김태호 PD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예능계 선구자다. 이번에도 날 것, 리얼의 느낌을 강조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와 본격적인 소통에 나섰다. 호불호가 갈린 첫 방송이었으나 유재석 중심의 확장 예능이 어떤 식으로 확장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제2의 '무한도전'이 아니라고 밝히며 유재석과 새로운 예능을 선보인다고 자신했던 만큼 김태호 PD의 추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첫 방송을 보고 판단하기에는 무언가 성급한 것 같다. 다만 릴레이 카메라 초기 당시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만나 뭔가 새롭고 빤하지 않은 사람들과 예능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첫 방송엔 현실적으로 빤한 사람들만 나왔다. 두 사람의 얘기와 달라 괴리감이 들었다.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태항호의 관찰카메라 시선 같은 경우 캐릭터적인 면에서 새로웠기에 군데군데 재밌는 부분을 강점으로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신선함을 전해주기 위해선 무엇보다 새로운 인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 방송에 관찰 카메라 형식을 차용했다. 이러한 형식에서 가장 핵심은 출연자다. '놀면 뭐하니?'의 출연진이 기존 출연진과 너무 비슷했다는 게 가장 큰 실망감이었다. 제작진이 직접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나중에 잘 뻗어나간다면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출연자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