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게이트의 시발점이었던 클럽 버닝썬 폭행 피해자 김상교 씨가 이제 모든 걸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YG를 둘러싼 논란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김상교 씨는 23일 인스타그램에 '사건을 파헤치면서 제가 물러나야 할 지점은 이 곳이라고 정해놨었습니다. 중간에 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가족들을 보게 되면 저를 멈추게 하실까봐 혹은 제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 하고 무너질까 하여 11월 24일 이후로 가족을 철저하게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라며 '하지만 미안합니다. 이제 저는 물러납니다.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정한 기준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접었던 제 사업, 제 꿈 문화를 일으키겠다던 저의 모습으로 돌아가야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연 판도라의 상자 모두 해결해놓았습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지켜보시면 됩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썼다.
그동안 버닝썬 및 승리 게이트 관련한 제보와 증언을 공유하는데 앞장섰던 김상교 씨가 평범한 일상을 되찾겠다고 밝힌 가운데 YG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지고 있다. 24일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는 2014년 9월 말레이시아 재력가 조 로우가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이하 대표)와 싸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유흥업소 관계자 정마담이 식사를 함께 했고 이후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추가 증언을 보도했다.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전 총리이자 국영투자기업을 통해 5조 30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나집 나자크 최측근이다. 조로우는 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핵심 관리한 인물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돼 있다.
제보자는 "YG 직원 김모씨가 조 로우 일행들에게 YG의 큰 사업이 달려있어서 잘 보여야한다고 했다"면서 "양현석이 '정마담이 오늘 나 때문에 고생했는데 술 많이 팔아줘야지'라고 얘기하는 걸 똑똑히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당시 자리 배치는 조 로우가 가운데 상석에 앉았고, 조 로우의 지인과 업소 여성들이 섞어 앉았고 문쪽에는 싸이와 황하나, 싸이 맞은 편인 화장실 쪽에는 양현석과 정마담이 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로우 일행은 여성들과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멀리서 온 친구를 만나는 자리는 아니었다. 조 로우의 일행은 한국 관광을 하러 왔는데 서울 구경은 못하고 여자만 보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을 때 양현석 전 대표와 YG 측은 "정마담의 유흥업소 여성들은 식사자리에 왜 왔는지 모른다. 어떤 형태의 접대도 없었다. 식사비도 계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로우도 "싸이의 친구로서 싸이를 통해 양현석을 만났을 뿐"이라고 했고 싸이도 "조 로우는 제 친구가 맞다. 할리우스 쇼비즈니스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라며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양현석과 싸이의 주장과 완전히 정반대되는 증언과 보도가 계속 나와 추가 입장 표명이 필요해보인다.
이날 '스트레이트'에선 조 로우가 프랑스 남부 여행에도 정마담이 세팅한 여성 10여명을 초대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조 로우의 요트와 전용 헬기에 여성들이 탔고, 명품 매장의 운영 시간이 끝난 뒤에 조 로우가 따로 문을 열어 여성들에게 원하는 명품을 사주고, 돈까지 지급했다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하지만 조 로우가 여성들에게 주라고 한 돈이 정마담을 거치며 제대로 지급되지 않자 이를 YG에 항의했다고도 했다.
YG가 이토록 동남아시아 재력가를 특별 관리한 이유에 대해선 빅뱅 군입대 이후 수익 구조에 대해 걱정이 많았던 양현석 대표가 아이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권에서 외식 등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시아에선 사업 성공의 열쇠가 인맥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 실제로 YG는 태국의 대형 쇼핑몰 쇼디시에 삼거리 푸줏간 등 외식업을 입점했다. 말레이시아에도 외식업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양현석은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YG엔터테인먼트 경영에서 손을 떼고 사퇴했다. 이후 진행된 참고인 조사에선 모든 혐의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양현석의 입장과 전혀 다른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승리 게이트에서 번진 YG엔터테인먼트 관련 논란이 어디까지 번질지,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