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제조기요? 과분한 말씀입니다."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남규만으로부터 시작된 배우 남궁민(42)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SBS '미녀 공심이'(2016) KBS 2TV '김과장'(2017) SBS '조작'(2017) '훈남정음'(2018)까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했다. 특히 KBS 2TV '닥터 프리즈너' 나이제는 남궁민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집약체였다.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크 히어로'라는 별칭을 얻으며 시청자의 극찬을 한몸에 받았다. 15.8%(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종영했다. 그런데도 남궁민은 자기 자랑을 몰랐다. 어릴 땐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연기가 무엇인지 알았다고 자만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시청률 제조기'란 별명에는 "안 된 작품도 있다"며 자폭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데다 주량도 많은 탓에 그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냉미남에 가까운 인상과는 다른 따뜻한 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배우 활동을 한 지도 20년이 됐어요. "어처구니없네요. 20년이라니. 마흔두 살이 됐다는 것도 어처구니없고요."
- 직접 말하기 전까진 아무도 마흔두 살인지 모를 거예요. "신인 배우들이 형이라고 부르면서 편하게 다가왔다가 내 나이를 알고 깜짝 놀라더라고요. 동안인 건 좋은 일이긴 하지만, 멋있게 늙어 가고 싶은 나이기도 해요. 얼굴도 멋있게 늙어 갔으면 좋겠어요. 내가 느낀 고민과 고통, 살아오면서 겪은 것들이 얼굴에 묻어 나오면 좋겠어요." - 남궁민에 대해 다정하다, 츤데레다, 잘 챙겨 준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첫인상이 좋아 보이는 편이 아니라서 오해받는 편이에요. 정문성이라는 친구가 친해지고 난 뒤 그런 얘기를 했어요. 나에 대해 '좋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라고 생각했고, '리멤버'를 보면서 '그것 봐'라며 더 확신하게 됐다고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 보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친한 사람들한텐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살갑게 못하는 것 같아요. 알고 보면 다정하답니다."
- 주변의 배우분들과 연기 이야기를 많이 나누나 봐요. "문성이에게는 미공개 편집본 같은 걸 보여 주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연기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준호도 김과장을 통해 알게 됐는데, 정말 좋은 친구에요. 또 작품하는 시기가 항상 겹쳐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죠. 작품을 고를 때도 '형,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며 많이 물어 오기도 해요. 그런 고민을 많이 나누고 있어요."
- 이시언은 남궁민 덕에 처음으로 고급 샴페인을 먹어 봤다던데요. "'리멤버'를 통해 친해졌는데요. 그때 샴페인을 많이 접하고 좋아하던 시기였어요. 이시언이라는 친구는 처음엔 가벼운 사람이 아닐까 오해했는데, 계속 지켜봤더니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연기를 진중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연기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마음을 트고 친하게 지내게 됐어요. 너무 귀여운 친구고, 지금도 항상 드라마를 하면 연락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에요."
- 남궁민만의 인간관계 철학이 있나요. "앞뒤가 같은 사람이 좋아요.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힘들어요. 앞면을 봤을 때 뒷면도 보이는 사람이 좋아요. 또 계산이 빠른 사람은 싫어요. 마음먹으면 속일 수 있겠지만, 그런 인성은 얘기하다 보면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순수하게 대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좋아요. 지금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이 다들 그래서 가족같이 지내요."
- 스태프들과 하와이 여행 비용을 전부 부담한다고 들었어요. "사랑하는 동생들을 챙기는 것뿐인데 화제가 되니 당황스럽네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과 끝난 뒤 항상 여행을 갔는데, 장소를 어디로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하와이가 좋을 것 같아서 정하게 됐어요."
- 공개 연애는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공개한 이유는, 거짓말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걸렸으면 공개해야지. 만약 들키지 않고 사람들이 몰랐다면, 계속 공개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직은 공개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국 사회에서는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 많잖아요. 그래도 알려졌으니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 여전히 사생활에 대한 얘기는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배우는 사생활보다 작품이나 연기로 화제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공개했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그 친구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또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까지 사생활을 다 얘기할 필요는 없죠. 그냥 '잘 만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거죠."
- 결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나요. "계획하거나 언제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생각이 들면 먼저 알려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