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tvN 토일극 ‘자백’ 14회에서는 이준호(최도현)가 부친 최광일(최필수)의 재심을 청구하고 유재명(기춘호)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하며 진실에 성큼 다가섰다.
최광일은 자수 후 교도소에 재수감됐다. 언론 브리핑을 하게 된 유재명은 ‘제니송 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준호에게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고, 이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최광일이 자백을 번복했다는 사실과 함께 재수사를 선언했다. 이때 언론의 분위기를 몰아갈 중요한 역할을 신현빈(하유리)이 맡았다. 미리 이준호를 통해 부탁을 받은 신현빈이 당시 담당 검사였던 김중기(양인범), 유성주(지창률)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언급하고, 현직 국회의원과 비선실세의 연루 의혹을 제기해 판을 키운 것. 그 직후 이준호가 기자들 앞에 직접 서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공언하며 은폐 세력을 향해 짜릿한 선전포고를 했다.
이준호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언론 통제가 시작됐으며 법원에서 재심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였다. 실제로 법원 내부에서는 이준호의 재심 청구를 둘러싸고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판사들의 다수결 끝에 어렵사리 재심이 개시됐다. 반면 유재명 역시 재수사를 시작했다. 최대훈(황교식)의 자택을 수색하던 유재명은 개인 금고 열쇠를 발견, 추적 끝에 비자금 송금 내역이 담긴 비밀 장부와 휴대폰 두 대를 손에 넣었다. 비밀 장부에서는 SI라는 이름으로 기재된 1000억원대의 비자금 내역이 눈에 띄었고 이준호와 유재명은 SI가 바로 자신들이 쫓아야 할 비선실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 첫 번째 재심 공판이 열렸다. 10년 전 사건의 목격자 신분이었던 송영창(오택진)이 또 다시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송영창은 뻔뻔하게도 거짓증언을 줄줄 읊었다. 이준호는 탄탄한 논리와 증거로 송영창의 증언이 거짓임을 주장했다. 이후 최광일은 피고인 심문 중 사건 당시 총을 쏜 인물로 김영훈(박시강)을 지목해 법정을 술렁이게 했다. 당황한 검사 측은 10년 전, 최광일이 거짓 자백을 한 이유를 파고 들었다. 이에 최광일은 송영창으로부터 아들 이준호의 심장이식 수술을 대가로 살인 누명을 쓸 것을 제안 받았다고 고백했지만 송영창은 전면 부인했다. 이로써 김영훈의 증인 출석을 과제로 남기고 1차 공판이 마무리됐다.
유재명은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진짜 동기를 파악해냈다. 10년 전 무기 도입과 관련해 검수 임무를 맡았던 차중령이 누군가가 원치 않는 검수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유재명는 최광일이 차중령과 무기 검수 임무를 함께 맡았을 정황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최대훈의 비자금 장부에 적혀있던 SI가 ‘송일재단’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이후 이준호는 김정화(제니송)가 사망 직전 자신에게 보낸 예약 메일을 확인하고 10년 전 사건이 방산비리의 은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메일에는 2009년도에 체결된 ‘블랙베어 사업 협약서’가 첨부돼 있었고 해당 협약서에는 당시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서명돼 있었다. 이준호는 아버지를 찾아가 “그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눈엣가시였던 사람들은 다 죽여놓고 왜 저랑 아버지는 살려둔 걸까 궁금했다”며 숨김없는 진실을 요구했다. 이에 최광일은 차중령과 본인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무기 ‘블랙베어’의 국내도입을 반대했던 일, 하지만 의견이 묵살됐고 보고서가 조작됐던 일을 모두 밝혔다. 이어 “내가 작성한 보고서 원본이 있어. 지난 10년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보고서야. 이제야 때가 된 것 같구나”라며 보고서의 위치를 이준호에게 전달했다. 이준호는 10년간 봉인돼 있던 보고서이자 방산비리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넣었다.
이준호·유재명이 비선실세의 정체를 파악하고 진실의 문턱에 다다른 가운데 극 말미에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유재명이 송일재단에 찾아가 드디어 문성근(추명근)과 대면했지만, 같은 시각 블랙베어 검수 보고서를 갈취하라는 문성근의 지시를 받은 한규원(마크최)이 이준호를 습격하려는 모습이 포착돼 긴장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