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R&D(연구 개발) 측면에서 보유한 기술 가치가 미반영되며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의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2339억원, 영업 이익은 13% 감소한 16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작년 3분기 이후 2분기 연속으로 영업 이익이 역성장했으나, 이는 연구 개발비 증가로 인한 것으로 시장의 컨센서스에는 부합한 실적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종근당의 경상 연구 개발비가 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2.7% 가량 증가했으나, 연구 개발비를 제외한 판관비는 전년 대비 2.8% 증가에 그쳤다”며 “이는 연구 개발비 증가로 인한 영업 이익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근당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들은 영업 가치 이외에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종근당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아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종근당이 유럽에서 임상 2상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CKD-506과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 중인 헌팅턴증후군 치료제인 CKD-504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약 64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이를 주가에 반영한다면 종근당의 적정 주가는 18만원 수준으로 산출된다는 것이 하나금투의 분석이다.
현재 종근당의 R&D 가치 배제 시 적정 주가가 1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종근당의 R&D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도 상위 제약사(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34배인데 종근당은 이들 중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종근당의 연구 개발비는 약 1300억원 규모로 이는 매출액 대비 약 13% 수준이다. 이에 선 연구원은 “투자한 만큼 향후 성과를 기대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이 저점 매수 시기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케이프투자증권 김형수 연구원도 “종근당은 2018년 기준으로 임상시험 승인 25건으로 국내 제약사 및 다국적 제약사 모두에서 1위의 연구 개발 실적을 달성했다”며 “현재 성장과 신약 개발 모두 잡는 중”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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