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 개봉하는 '돈(박누리 감독)', '우상(이수진 감독)',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이 극장가를 점령한 '캡틴 마블'과 맞붙는다. 세 작품 모두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어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부당거래' '베를린' 등의 조감독이었던 박누리 감독의 데뷔작이다.
주인공은 류준열이 연기하는 일현. 그를 둘러싸고 유지태, 조우진, 정만식 등이 출연한다. 사실상 류준열의 원맨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류준열은 "시나리오에서 조일현이라는 인물에게 많이 공감됐다. 이 공감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며 "돈이란 정말 어렵고 개개인마다 다 다른 생각으로 비쳐지는 독특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영화에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 영화 가운데 관객들에게 가장 가볍게 다가가는 작품이다. 다수의 누군가에겐 최고의 관심사인 돈에 관해 빠른 전개로 풀어나가며 깊은 고찰로까지 이어나간다. 다만, 주식 시장이 배경인 터라 이에 관한 정보가 전무한 관객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관해 박누리 감독은 "주식을 알지 못하는 분들이 봐도 쉽게 재밌게 따라가면서 볼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부했던 것들을 버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최소한의 설명으로 최대한의 이해가 돼야 했다. 어려운 부분은 배제하고 영화적 긴장감을 증폭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덕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첫 장편 영화 '한공주'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들을 휩쓴 이수진 감독의 신작. 한석규가 본인이 되고 싶은 것을 좇으면서 스스로 우상이 되고 싶었던 도의원 구명회를 연기하고, 설경구가 부모들이 모두 그러하듯 핏줄에 대한 집착을 가진 중식으로 분한다. '한공주'에 이어 이수진 감독과 재회한 천우희는 명회나 중식 같은 꿈조차 갖지 못하고 생존만 목적으로 품고 산 련화 역을 맡았다.
'우상'은 한석규와 설경구의 첫 만남으로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무려 20년 만에 함께 작업했다. 설경구에 관해 한석규는 "그 친구도 몰입해 본다고 꽤 발광을 많이 한 친구다. 나도 몰입해 보겠다고 별 발광을 다 했고. 그 점도 비슷하다"며 "작품이나 캐릭터를 대하는 포인트들이 비슷하다 보니 '우상'에서도 잘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괜찮은 친구, 배우다"고 말했다.
영화가 공개된 후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답게 영화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 탄생했으나, 만만하게 볼 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 때문에 개봉 이후 일반 관객들의 평가가 가장 기다려지는 작품이 됐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은 상업영화의 틀을 충실하게 유지하며 '악질경찰'을 만들었다. '아저씨'가 단순한 서사에 화려한 액션을 더한 작품이라면, '악질경찰'은 현실적인 액션에 복잡한 서사를 더했다.
극중 이선균은 주인공 악질경찰 조필호 역할을 연기했다. 악질이지만 악인은 아닌 캐릭터.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신예 전소니가 사건의 중요한 증거를 가진 장미나 역을 맡았다. 박해준이 대한민국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로 분했다.
지난 2017년 촬영을 완료한 영화. 당시 세월호 참사 소재를 상업영화에 담아냈다는 이슈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가 공개된 후 역시나 세월호 참사 소재라는 점은 영화를 향한 극과 극의 두 가지 시선을 존재하게 했다.
이정범 감독은 애초 '악질경찰' 시나리오를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시작했다고. 이에 "굳이 세월호가 아니었어도 풀릴 드라마인데 왜 세월호를 끌어다 썼느냐라는 질문이 나올 것 같다"며 "미나라는 아이가 왜 상처를 받았고, 왜 절망에 빠져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아픔이 이해되길 바랐다. 바다에서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다. 어른 한 명이 나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으면 했다"고 밝혔다.
세 영화가 마블 도전에 나선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작품 '돈'이 예매율로 앞서 나가고 있다. 20일 오전 7시 기준 '돈'이 35.2%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