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승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20대 남성 김씨가 클럽 직원 장씨와 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버닝썬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폭행 사건에서 그치지 않고, 경찰의 과잉진압 등 다른 논란까지 번지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인 폭행 사건 관련 김씨를 폭행한 클럽 직원 장씨에게 경찰은 폭행사실을 시인 받았고, 버닝썬은 장씨를 징계 및 퇴사조치했다. 이어 30일 버닝썬 대표이사 이성현, 이문호는 공식 SNS에 '당해 사건은 클럽 직원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고객의 민원을 전달받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클럽 직원이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클럽 운영진을 대표하여 진심어린 사죄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진실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또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추가 피해방지 등 초동 조치가 우선이고 당시 김씨가 경찰에 사안을 정확히 진술하기 보다 주위에 폭언과 고성을 지르고 클럽 입구 쓰레기 봉투를 발로차는 등 위력으로 업무방해를 하고 있어 부득이 김씨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했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찰이 출동당시 현장에서 김씨를 체포한 것을 시작으로 체포하는 과정, 체포한 뒤 역삼지구대까지 오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김씨가 잇따라 폭로하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추가로 공개된 CCTV 영상 역시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의심하기 충분하다.
김씨는 "내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찍으면서 경찰 6명이 밟는 걸 어머니가 보고 핸드폰으로 찍으려 하자 경찰서 밖으로 (어머니를) 끌어던지고 경찰서 문을 다 잠궜다"며 "경찰 15명 가량이 인간 바리게이트처럼 저를 둘러쌓고 시야를 가리고 수갑을 채운 뒤에 담배 꽁초 밟듯이 온몸을 짓밟았다. 얼굴을 무릎으로 내리찍고 갈비뼈 3대 부러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구대로 오는 순찰차 안에서도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랙박스 영상만 확인하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경찰이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거부해 논란의 불씨를 더 키웠다.
또 얼굴에 난 상처도 김씨는 "클럽 직원이 아니라 경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씨는 "계단을 올라와 지구대 출입문을 들어설 때 경찰관이 밀어뜨리고 발로 찼다. 그 과정에서 스테인리스에 얼굴을 부딪혀 코피가 터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찰은 "김씨가 출입문 입구에서 혼자 넘어져 피가 났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 강남경찰서 측은 "출동 경찰관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씨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고 때렸다고 지목된 자를 자진출석시킨 것과 일부 공개된 현장 영상을 보았을 때 국민의 입장에서 정당하지 못 한 공무집행이라고 보여질 소지가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현장 출동한 경찰관으로서는 추가 피해방지 등 초동 조치가 우선이었다"며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차분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김씨와 경찰이 다른 주장을 하는 가운데 버닝썬 사건은 국민 청원까지 올라와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할 경우 한 달 내에 관련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가 직접 답변하고 있다. 현재 관련 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해 정부 부처의 답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