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등장하든 반갑다. 많이 나와도 아직은 괜찮은, 오히려 더 보고 싶은 배우 조우진과 진선규다.
조우진과 진선규가 충무로의 새로운 '다작 요정'으로 떠올랐다. 출연하는 작품 수 자체도 많지만 작품마다 같은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매력을 뽐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본업을 잘하면, 칭찬받기 마련이다. 조우진과 진선규는 연극 무대로 데뷔해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쳐 스스로의 능력으로 존재감을 알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목할 만한 배우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조우진과 진선규의 활약은 충무로의 배우 라인업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시킨다.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한 조우진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를 졸업, 무려 16년의 긴 무명 생활 끝에 2016년 개봉한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에서 극악무도한 조상무 캐릭터를 맡아 '내부자들' 최고 수혜자 자리를 꿰차며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후 드라마 '38사기동대(2016)' '도깨비(2016)' 등 인기 드라마로 인지도를 쌓은 조우진은 '더킹(한재림 감독·2017)' '보안관(김형주 감독·2017)' '남한산성(황동혁 감독·2017)' '강철비(양우석 감독·2017)' '1987(장준환 감독·2017)' '창궐(김성훈 감독·2018)'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2018)' '마약왕(우민호 감독·2018)'까지 충무로의 크고 작은 기대작들에 줄줄이 출연하며 그야말로 쉼 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기세는 2019년에도 쭉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유해진·류준열과 '전투(원신연 감독)' 촬영을 끝마친 조우진은 곧바로 또 다른 작품을 준비 중인 상황. 조우진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메뉴판'으로 표현하며 "'너 요새 뭐하니'라는 질문보다 '너 몇 개 하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 이미지 소비에 대한 고민을 살짝 했는데, 솔직한 내 마음은 '아직까지 조우진이라는 배우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우진이라는 식당의 메뉴판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달리려고 한다.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고, 구분 짓지 말고 주어진 대로 묵묵히 열심히 해 보고 싶다. '골라서 해야 하지 않나. 쉬었다 해도 되지 않나'를 고민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겸손한 진심을 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인 진선규는 2004년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시작으로 연극과 뮤지컬에서 입지를 다졌다. 대학로에서는 이미 소문난 연기파로, 2010년 드라마 '로드넘버원'에 출연하면서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발을 넓혔다. 진선규의 이름을 아는 사람, 혹은 얼굴을 아는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이름과 얼굴을 함께 매치시키는 이들은 적었던 터. 그런 진선규를 각인시킨 작품은 단연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다.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 패거리의 오른팔 위성락 역할을 맡아 역대급 신스틸러로 각광받은 진선규는 2018년 몇 안 되는 흥행작으로 기록된 '암수살인(김태균 감독)'과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의 페북남 목소리 출연으로 작품 성공에 힘을 보탰다.
2019년은 1월부터 시작이 좋다.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가뿐하게 돌파한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으로 흥행 배우 타이틀까지 거머쥘 예정. 2월 말에는 이정재·박정민과 호흡을 맞춘 '사바하(장재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고, 강윤성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롱 리브 더 킹' 설경구·조진웅의 '퍼펙트 맨(용수 감독)' 촬영까지 마쳤다. 여전히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진선규는 "편안하게 돌아다녀도 잘 못 알아보신다. 내 모습이 아니라 캐릭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준 것 같아 오히려 좋다. 스크린에서도 내 모습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한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진선규의 모습을 완벽히 지워 내고 싶다"며 인기가 아니라 연기에 대한 욕심을 먼저 드러냈다.
특히 조우진과 진선규는 관계자들이 100이면 100 인정하는 '성격 미남'이다. 김혜수는 조우진의 열정에 혀를 내두르며 '진정한 천재'라고 표현했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은 진선규에 대해 "사람이 뭐 저렇게까지 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착하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작 조우진과 진선규는 짧은 호평, 칭찬 하나만 해도 손사래 치기에 바쁘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성공해야만 하는 배우들의 성공과 성장은 당연한 호감도를 뒤따르게 한다.
조우진과 진선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작품은 3월 개봉을 확정 지은 '돈(박누리 감독)'이다. 상반기부터 연타석 홈런을 이어 갈지 영화계의 주목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