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섬유 업계 대표 수장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경제계 간담회에서 세제 지원과 최저임금 차등화 등에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15일 열린 경제계 간담회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생산하는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과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이 패션 업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성 회장은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솔직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회장은 "최저임금의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을 하는 데 노력이 필요하다. '주 52시간' 근로시간도 권장은 하되, 법적 일괄 금지는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집약적인 패션 산업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밀접하게 받는 산업 분야기도 하다.
성 회장은 "생태계가 무너지면 전·후방 산업이 다 무너진다. 또 외국인 노동자는 숙련공이 거의 없어 외국인에게 높은 임금이 적용되면 그 임금이 그 노동자들에게 가지 않고 브로커들만 배를 불리는 일이 된다. 정책 추진 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 회장은 부산의 신발 및 봉제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서면으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간담회를 하기 전, 언론 매체를 만나 "부산 지역은 봉제·패션 사업이 살아 있는 곳이다. 정부에서 세제 혜택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중견 기업인들을 위해 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섬유·패션 산업의 수출은 2014년 161억 달러(약 18조2000억원)에서 2017년 137억 달러(약 15조2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는 141억 달러(약 15조9700억원)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패션 산업 전반이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의 최근 5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1.9%에 불과하다. 업계는 다양한 협업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구조 혁신,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기의 돌파구'로 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로 기업의 고용 부담까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패션 업계 간판 기업의 수장으로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제도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