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중원사령관 기성용이 드디어 벤투호에 합류한다. KFA 제공 '중원사령관' 기성용(29·뉴캐슬)이 벤투호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기성용은 올해 소속팀 일정을 마무리하고 2019 아시안컵을 위해 마지막 담금질 중인 축구대표팀에 26일 합류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훈련 캠프를 차렸다. 기성용은 지난 23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풀럼과의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뒤 서둘러 UAE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로써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대표팀. 벤투호 공격진은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하게 됐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은 경기를 조율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로 나선다. 강팀이 즐비한 월드컵과 달리 상대적으로 약한 팀과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한국은 상대 밀집 수비를 한번에 허무는 기성용의 정교한 '택배 패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축구팬들은 기성용을 '아시안컵 우승의 열쇠(key·키)'라고 부르고 있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만큼이나 이번 대회 우승이 간절하다. 앞서 두 차례나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2011년 대회 4강 일본전에선 골을 넣었지만, 팀은 2-3으로 패했다. 2015년 대회에선 결승까지 올랐지만, 개최국 호주의 벽에 막혔다. 한국은 연장 승부 끝에 1-2로 졌다.
A매치 108경기 출전에 빛나는 기성용은 그동안 자신이 쌓은 경험을 후배들을 위해 쓴다. 전임 주장인 그는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하는 조별 예선 3차전까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생애 첫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는 각오다.
기성용은 소속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완지시티에서 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뉴캐슬에 입단한 기성용은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지난달 11일 본머스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주 무기인 패스와 공수 조율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기성용은 현재 붙박이 선발 자원을 넘어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전술의 핵심 역할을 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최근 7경기 연속 선발에 6경기 풀타임 출전이다. 기성용은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경기인 풀럼전에서 5-4-1 전술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베니테스 감독의 대표팀 차출 시기를 늦추려는 시도 속에서 기성용의 팀내 위상을 읽을 수 있다. 베니테스 감독은 풀럼전을 앞두고 기성용이 아시안컵으로 빠지는 공백을 걱정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기성용의 대표팀 합류 시기를) 연기할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이 26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하길 원했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