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붉은 달 푸른 해'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12회에서 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으며 수목극 시청률 전쟁 속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붉은 달 푸른 해'의 어떤 매력에 열광하는 걸까. 시청률 상승의 원동력을 꼽아봤다.
도현정 작가가 펼쳐놓은 미스터리 그물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의문의 사망사건들,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詩) 구절들, 약속이라도 한 듯 연관된 아동폭력의 그림자까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치밀한 스토리를 통해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도현정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촘촘한 스토리 곳곳에 의미심장한 단서들을 하나 둘씩 숨겨놓는다. 여기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통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캐릭터
녹색 소녀를 쫓는 김선아(차우경), 날카로운 촉을 지닌 형사 이이경(강지헌), 비밀을 품은 형사 남규리(전수영), 미스터리한 인물 차학연(이은호)까지, '붉은 달 푸른 해'을 이끄는 주요 인물 중 단편적인 캐릭터는 없다. 뿐만 아니라 김여진(동숙), 백현진(성환) 등 캐릭터 역시 실제로 있을 법한, 그래서 더 섬뜩한 느낌을 유발한다.
이 캐릭터들을 더욱 펄떡거리게 만드는 것이 배우들의 열연이다. 주, 조연 구분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심장을 조여오는 연출의 힘
'붉은 달 푸른 해'는 특유의 색감과 질감으로 시청자를 몰입시킨다. 여기에 극 전개에 따라 서서히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극적 긴장감을 치솟게 만든다. 이는 극 중 미스터리 단서는 물론 화면 구도, 배우들의 표정과 눈빛, 카메라 움직임, 음향까지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최정규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아동학대 서서히 드러나는 메시지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는 극 중 단서처럼 '붉은 달 푸른 해' 속 사망사건 피해자들은 모두 아동학대와 연관이 있었다. 아들을 죽인 후 시신을 불태운 엄마. 노숙생활을 하며 아이를 방임한 엄마, 아내도 모자라 아이까지 때려 받은 보험금으로 도박을 한 아빠.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이들이 사망한 것이다.
'붉은 달 푸른 해'가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메시지는 '아동학대'. 이는 우리가 애써 외면한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어쩌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들이다. 아동학대를 극 전면에 내세우며 이 시대 경종을 울리고 있다. 13, 14회는 오늘(1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