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은수(16)는 10대이지만 여러 작품에서 성인 역할의 어린 시절보다는 그 자체로 서사가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는 가려진 시간에서 혼자 커버린 강동원(성민)을 유일하게 알아보는 수린을 연기하며 단숨에 기대되는 배우가 됐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MBC '배드파파'에서도 단순한 주인공의 딸이 아니었다. 장혁(유지철)과 손여은(최선주)의 딸 유영선을 맡아 열일곱 살 사춘기의 고뇌부터 가족애까지 복잡한 감정선을 연기했다. 감정신을 찍고 나면 얼굴이 붓는 게 고민이었다고 말할 땐 평범한 고등학생 같다가도 자기 연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점을 얘기할 땐 프로 의식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종영 소감은. "종방연 날 막촬을 했는데 막촬 끝나고 바로 종방연에 가니까 기분이 묘했다. 긴 시간동안 열심히 찍은 것 같은데 무사히 찍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시원섭섭하다."
-첫 지상파 주연 해보니 어떤지. "아무래도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어서 영화랑은 호흡이 다르니까 처음에는 걱정도 되고 솔직히 부담도 있었다. 점점 사람들하고 친해지고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다 보니 나중에는 촬영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모습 표현해야 했는데. "친구들과 있을 땐 평범한 고등학생, 밝은 모습 보여주려고 했고 나중에 엄마 아빠와 감정신이 많이 생기면서는 감독님하고 배우 언니 오빠들과 많이 이야기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잘 합을 맞춰서 풀어냈다."
-막내라서 의견을 낼 때 어렵지 않았는지. "아무래도 초반에는 조심스러운 게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편하게 얘기하라고, 말해줘야 작품이 좋아진다고 다 하라고 해서 나중에는 토의하고 의견을 맞추는 느낌으로 해서 하고 싶은 건 다 표현했다. 적정선을 감독님과 맞춰 나갔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감정신이 많이 나왔는데 그걸 한 번에 찍다 보니 종일 울어야 했다. 눈도 많이 붓고 머리도 아파서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는데 하면서는 뿌듯하기도 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뿌듯했던 이유는. "감정신 걱정이 많았다. 시놉시스에도 다 예견되어 있던 일인데 안 해본 연기, 호흡곤란 온 연기 이런 게 걱정이 많았다. 제힘만으로 한 게 아니라 배우분들이 조언해주고 감독님이 격려해주면서 하다 보니 촬영 마치고 나니 '다 했네'하는 기분이 들었다. '해냈다' 이런 기분이 들었다."
-장혁, 손여은과 호흡은. "엄청 잘해줬다. 연기적으로도 조언을 많이 해줬다. 가족 간의 관계가 끈끈한 걸 표현해야 하는데 영선이라면 이렇게 했을 거라고 말씀해주시고 촬영 안 할 때 개인적인 고민을 가볍게 여쭤봐도 진지하게 답해줬다.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동갑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시기를 연기하는 거라서 편한 부분이 있다. 17살이 갖고 있는 정서가 비슷하고 동갑이기 때문에 상황은 달라도 비슷한 느낌을 내기엔 더 편했다. 영선이를 연기하면서 조금씩 헷갈리는 부분이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은 부분은 있었지만 나이가 같은 건 편했고 좋았다."
-실제 가족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마지막에 아빠가 죽는데 그걸 알고 나서 감정신을 찍는데 감정을 한번 올려놓으니까 주체가 안 됐다. 눈물도 조절을 하고 해야 하는데 주체가 안 되고 계속 가족들 생각나서 많이 울었다. 바스트를 다 찍고 풀샷을 찍을 때도 눈물이 계속 났다. 다음 촬영이 있는데 조절이 안 돼서 힘들었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숟가락 얼려 달라고 해서 아침에 얼린 숟가락을 눈에 올려놨다."
-'배드파파'에서 본인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5.5점 정도 줄 수 있다. 연기하면서 느낀 것도 많고 새롭게 얻은 것도 많아서 어느 정도는 성장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부족한 점도 많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그래서 반 정도 주고 싶은데 후반부에서 힘들었던 감정신을 무사히 잘 마치고 다들 좋게 봐준 것 같아서 0.5점은 가산점으로 주고 싶다."
-아쉬운 점은. "교정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를 보니 발음이 조금 세는 부분이 군데군데 있었다. 연기할 땐 몰랐는데. 그런 걸 보면서 교정을 하고 있긴 해도 더 신경 쓰면 괜찮아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호가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