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주식 종가가 지난 20일 9년 만에 처음으로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한 데다 내년 업황도 좋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94% 하락한 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11월 27일(9만460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과 경쟁력 상실 탓에 현대차는 52주 신저가를 경신, 한때 2위였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가 8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조8326억원이었다.
현대차의 발목을 잡은 것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이다.
전 세계적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올해 미국과 중국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내년에도 양 시장에서 신차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2.9% 증가한 9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5.7% 늘어난 3조원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기저효과로 인한 증익으로 구조적 수익 창출 능력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미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을 재확인했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1% 증가, 76% 감소한 24조4337억원, 2889억원을 기록했다. 신흥국 통화 약세와 예상하지 못한 품질 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이었다.
시장에선 현대차의 실적 신뢰성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2019년 자동차 업황도 불확실성이 예고되며, 현대차는 이를 타개할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저성장·경쟁 심화 환경 속에서 신차 효과만을 통한 과거 수준으로의 높은 이익 개선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