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를 제치고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2연패를 이끈 '남미 축구의 왕'. 세계적 명문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중원의 실력자. 칠레 축구대표팀 에이스 아르투로 비달(31)이다.
그가 지난 8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에 왔다. 11일 열리는 벤투호와 평가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7일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은 세계적 스타가 이끄는 남미 최강팀을 상대하게 됐다.
2005년 칠레 콜로콜로에서 프로에 입문한 비달은 2007년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으로 이적해 빅리그 명문팀 입단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후 유벤투스에서 이탈리아 레전드 안드레아 피를로(은퇴)와 미드필드에서 짝을 이뤘고, 뮌헨에선 스페인의 전설 사비 알론소(은퇴)와 발맞췄다. 30대가 넘었지만 비달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25억원)에 뮌헨에서 바르셀로나(스페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축구팬들은 중원을 지배하는 비달을 '킹 아르투로(King Arturo·아더왕)'라고 부른다.
중원에서 폭발적인 활동량을 자랑하는 비달은 현존하는 최고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Box-to-box Midfielder·양 페널티박스를 오가며 공수를 모두 소화하는 미드필더)'로 평가받는다. 수비에선 경기당 수차례 '살인 태클(깊은 태클)'을 할 만큼 거친 플레이를 펼치는 '파이터형'이다. 경고와 퇴장이 많은 편이다. 부지런히 공격에 가담해 주 무기인 중거리슛과 헤딩으로 심심치 않게 득점도 성공한다.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한 상황에선 수준급 경기 조율 능력도 발휘한다.
비달은 칠레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최근 두 차례(2015·2016년) 코파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조국에 안긴 주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대회 도중 음주운전 파문에 휩싸였지만, 결승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일단락됐다. 당시 비달은 상대 중원을 휘저으며 결승전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칠레가 남미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2018 러시아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이제 막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으로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인 강호 칠레를 상대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은 FIFA 랭킹 57위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한국 사령탑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전(7일)에서 2-0 완승을 거뒀다.